무안반도 통합논의가 또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통합논의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국가차원의 정책의지가 강한데다가 남악신도시를 비롯하여 목포시에 인접한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는 통합에 찬성하는 분위기가 만만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시군통합 문제는 통합정책을 주관하는 정부나 광역자치단체인 도 또는 제3자적 입장에서 볼 경우 논리적으로 타당하게 느껴지는 일면이 있다. 정부정책에서 내세우고 있는 정책목적과 통합후의 장밋빛 청사진만을 볼때에는 기대되는 바가 찬란하고 희망이 가득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통합이 이루어진 이후에는 기대했던 이상과 실제로 나타날 현실과는 너무도 큰 격차가 있음을 깨닫게 되고 찬란했던 그 꿈들이 일장춘몽처럼 무망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따라서 통합문제는 무엇보다도 당해지역의 입장에서 들여다보고 판단하여 결정해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당해지역의 사정과 처한 입장, 당해지역 주민들의 이해관계 및 권익에 미치는 영향, 당해지역이 갖고 있는 미래에 대한 전망과 잠재력, 현실적으로 안고 있는 지역문제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신중에 신중을 기하여 판단해야 할 중대한 문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한번 통합이 결정되고 나면 아무리 후회를 해도 다시는 원점으로 되돌릴 수 없다.
특히 무안반도 통합은 목포시의 일방적인 필요에 따라 목포시가 주도적으로 무안지역을 흡수· 통합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흡수통합은 한쪽의 자치단체가 자력으로 성장,발전해 나갈 잠재력을 거의 상실 했을때 고려해 볼 수 있는 방식이다. 발전 잠재력이 상실된 채 그대로 둘 경우 자치단체로서 존손 할 수 없을 만큼 위태로워 질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렇듯 절박한 형편에 놓여 있는 농촌군이 지역발전을 견일 할 수 있는 인접 시지역에 의탁하여 지역의 운명을 맡겨 버리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강기삼 전 무안부군수 (무안신문 자문위원)

① 흡수통합을 받아 들여야 할 만큼 무안군의 사정이 절박한가?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 시점에서 목포시와 무안군의 통합은 농촌지역인 군이 도시지역인 시에 흡수· 통합 되는 형식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물론 통합을 추진하는 측의 입장에서는 갖가지 조건을 내세우면서 대등한 통합이라는 명분을 강변할 것이다. 그렇지만 양지역간에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인구규모, 재정력, 기득권세력 시민사회단체세력,지역경제력,의회의원수, 기타 정치세력등을 비교해보면 쉽게 판단 할 수 있다.

이렇듯 인적 물적 유무형의 지역세에서 무안군은 목포시에 비하여 현격한 격차로 열세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무안군은 목포시에 흡수 통합되는 것이고, 흡수통합 된다는 것은 통합 후에 목포시만 존재하고 무안군은 존재 자체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연 무안군의 현실이 이처럼 굴욕적으로 목포시에 흡수될 만큼 비관적 형편에 처해 있는지를 생각해본다면 우리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그 해답이 나온다.

② 이미 통합이 이루어진 다른 지역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이미 통합이 이루어진 통합시의 선례를 무안군의 경우와 비교해 보는 것도 올바른 판단을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들려온 얘기로는 통합의 타당성을 갖추고 통합이 이루어진 경우에도 통합된 후에 일어나고 있는 갖가지 지역간, 주민간, 계층간의 대립과 갈등이 당해지역 주민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행정시책과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작용이 한두 가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더군다나 흡수되어 들어간 지역의 주민들 가운데는 통합을 후회하고, 통합시 행정에 대한 불만으로 울분을 터트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말을 듣고 있다.

그들 지역들이 통합을 추진할 당시의 상황은 하나같이 통합의 타당성에 큰 문제가 없었던 지역들 이었다.
나주시와 순천시의 경우, 통합이전의 나주군과 승주군 모두 시를 가운데 두고 도너스 형태로 시를 둘러싸 감싸고 있는 지역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군 지역은 지역의 구심점이 없는 농촌지역으로 구성되어 지역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시지역의 영향권을 벗어나 독자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형편이 되지 못했다.

시지역은 그 나름대로 뻗어나갈 공간이 부족하여 비젼을 세워 나갈수 없는 한계에 부딪쳐 있었기 때문에 상호 보완적으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서 통합이 이루어 질 수 있었다.

광양시는 재정자립도가 100%에 근접할 정도로 재정력이 막강한 동광양시를 대상으로 재정자립도가 10%에도 못 미치는 광양군이 원해서 통합이 이루어진 케이스다.

여수시는 재정자립도가 80%를 웃도는 여천시가 통합을 반대 했으나 통합전의 여수시가 시청소재지를 양보하는 등 과감한 조건을 제시하면서 끈질기게 여천시를 설득한 끝에 대등한 입장에서 통합을 이루어 냈다.

그리고 대부분의 관할구역을 낙후된 섬이 차지하고 있는 여천군은 독자적 발전을 기대할 수 없어서 여수시,여천시 통합지역에 흡수되는 통합을 선택했다.

나주군, 승주군, 광양군, 여천군은 하나같이 자력으로 독자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인접 시지역에 흡수되는 통합 방식을 선택했음을 알 수 있다.

무안군의 입장에서는 이들 군지역들처럼 독자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없을만큼 비관적인 상황인가를 새겨서 판단하는 것이 옳다.

③ 무안군은 전라남도 도청소재지요 행정수도라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무안군은 도청소재지라는 위상만 가지고도 장차 전라남도의 제1도시로 성장할 요건을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다.

경상남도 창원시는 부산시에서 경남도청을 창원으로 이전할 당시만 해도 현재의 무안처럼 농촌중심의 낙후된 군지역에 불과했다. 당시 경상남도의 중심도시는 마산시였다.

현재 창원시는 경상남도의 중심이 되는 국제도시로 성장했고, 마산시는 창원시의 위상에 크게 못미치는 작은 위성도시로 전락하여 결국 창원시에 흡수되다시피 통합되고 말았다.

장차 무안군도 창원시 못지 않는 국제도시로 성장할 충분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다가 국제공항이 입지하고, 거대한 중국시장에 인접한 지정학적 이점을 가지고 있다.

무안군 지역의 투자매력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도 늘고 있어서 언젠가 기업투자의 물꼬가 터질 때가 올 것이다. 무안의 미래에 대한 발전 전망은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정도를 크게 뛰어 넘을 것이다.

④ 남악신도시는 목포시에 인접하고 있으니 과연 통합하는 것이 좋을까?  
남악신도시는 도청이 입지한 전라남도의 행정수도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위치는 목포시에 인접해 있지만, 도청소재지라는 위상을 가지고 무안군 전체의 발전을 이끌어 갈 지도적 위치에 있고, 지역발전의 중심축이요 선도 지역이다.

만약 목포시에 흡수되어 들어간다면 남악신도시는 지역의 중심축이라는 지도적 위치를 상실하게 된다.

무안군 관할구역에 그대로 존속될 경우에는 남악신도시 주민들이 무안군 행정과 발전을 선도해 나갈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갖을 수 있지만 목포시에 흡수될 때에는 목포시 하당신도심 정도의 보잘것 없는 위상을 벗어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앞의 개인적인 이해 관계에 현혹되어 통합을 추진하는 그럴듯한 분위기에 휩쓸려 지역사에 오명을 남기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⑤ 지역발전을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맞는 말일까?
지역발전을 위해 목포시와 통합을 해야한다는 논리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목포시가 무안지역 발전을 위해 뭔가 분명하게 해 줄 것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통합이 된다해도 목포시에서 무안지역에 해줄 것이 별로 없을 것 같다.

첫째: 목포시의 재정사정은 자체 수입을 가지고 공무원들의 인건비 충당에도 빠듯할 정도의 재정자립도를 가지고 있다. 더군다나 정부의 지원에 재정운영의 많은 부분을 의존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지방 교부세마저 목포시와 무안군으로 나누어 따로따로 지원받는 것보다 통합후 하나가 되어 받는 몫이 적어 질 수 있다.

물론 통합 후 몇년간은 특별지원이라는 명목으로 부족분을 메워 주겠다는 약속을 하겠지만 그것은 사탕발림에 불과하다.

둘째: 공무원 수를 줄여 인건비를 절감하겠다고 하겠지만 정원만 줄고 현원은 그대로 유지하기 때문에 공무원들의 사기만 저하되어 행정서비스의 질만 떨어질 뿐 예산절감 효과는 미미하다.

셋째: 기업투자유치에 유리할 것이라는 강변을 하겠지만 기업투자는 행정구역의 크고 작고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기업투자는 투자여건과 당해지역의 발전 잠재력에 따라 좌우된다. 해안지역의 한적한 어촌에 불과했던 광양에 광양제철소가 투자되었고 굴지의 여천산업단지 또한 행정구역의 크기가 아닌 산업입지 조건을 보고 투자가 이루어졌다.

넷째: 목포시 인접지역 주민들은 목포시가지가 무안지역으로 확산되어 지역발전이 빨라질 것이라고 기대할지 모르겠으나 그것도 허망한 기대에 불과하다.

통합이 되든 안되든 남악신도시의 2단계 3단계 개발사업은 계속 진행될 것이고 통합이 안된다고 해도 목포시의 인구 다수가 이 신도시 쪽으로 이동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현시점에서 목포시청을 무안군 중심지로 이전해 줄 수 있는 형편도 안 되지 않는가?

결국 현 시점에서는 통합이 되었을 때 목포시가 무안지역에 특별히 양보하고 해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어 보인다.

오히려 신도시개발과정에서 얻어진 개발이익금이라든가 무안지역 발전에서 파생될 혜택을 목포시민과 나누어 갖게 되어 무안군민이 받을 혜택만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쉽게 말해서 목포시는 통합 후에 무안지역에 특별히 줄 것이 없고, 오히려 가져갈 것이 많아지기 때문에 지금 목포시가 통합을 애타게 갈망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⑥ 만약 통합이 된다고 가정할 때 통합시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가장 먼저 그동안 무안군이 계획하고 추진하던 수많은 시책과 사업들은 일단 중단되든지 변질될 것이다.

그리고 목포시가 중심축이 되는 관점에서 재조명되고, 다수를 이루는 목포시민의 이익에 보다 더 비중을 두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변경된다.

인적, 물적, 정치적 영향력이 월등한 기존 목포시 기득권 세력이 통합시의 주도권을 가지고 모든 지역 문제를 좌지우지 할 것이고, 기존 무안군민의 발언권과 영향력은 크게 위축 될 것이 확실하다.

통합 성공을 이끈 목포시의 주도 세력들은 일등공신으로서 점령군 행세를 할 것이 뻔하다.

목포시의 시민사회단체들과 정치세력들은 무안군의 최북단에 위치한 해제지역의 작은 문제까지도 간섭하려 들것이다. 기존 목포 시민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무안지역의 개발과 주민복지시책들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기존의 무안지역 주민들과 목포지역 주민들간의 대립과 갈등은 격화될 것이며 그것이 지역발전에 엄청난 걸림돌이 되리라는 것을 쉽게 짐작 할 수 있다.

무안 지역에 기업이 투자를 결정하려해도 간섭하는 압력세력들로 인하여 투자를 망설이게 만들 것이다.

혹자는 통합반대에 앞장선 사람들을 향해 자신들의 기득권을 뺏길까봐 몸부림 치는 것이라고 비판하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통합이 된다면 목포시의 주도세력들은 화합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무안군의 기득권 세력들부터 끌어 안으려고 노력할 것이다.

결국에는 농어촌의 농어민, 노인계층, 그늘진 계층에 속하는 힘없는 서민들만 더욱더 서러운 대접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것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⑦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자주적으로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목포시와 무안군통합은 무안군민의 뜻만 모아지면 무안군이 주도하여 언제든지 추진 할 수 있는 문제이다. 통합의 열쇠는 무안군이 쥐고 있다는 말이다.

무안군이 통합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유리한 여건이 만들어졌을 때 우리 무안군이 먼저 통합의 조건을 내밀면서 주도적으로 통합을 제안할 수 있는 일이다.

목포시의 입장에서는 지금 당장 통합을 하지 않으면 안될 절박한 사정에 놓여 있지만 무안군은 통합이 급한 일이 아니다.

국가정책과 목포시의 절박한 사정에 떠밀려 목포시로 자진하여 기어 들어가는 통합이 되어서는 절대 안된다. 한마디로『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말이 여기에 해당되지 않을까 싶다.

무안군이 도청소재지로서 전라남도 제1도시를 향해 뻗어 나갈 때 목포시의 인구는 알게 모르게 무안군에 흡수될 것이고, 무안군의 인구는 상대적으로 증가 될 것이다.

광범위한 영역에서 양지역간의 격차는 좁혀지고 궁극적으로 역전 될 날이 온다. 결국 무안군과 목포시간에 대등한 입장과 조건을 가지고 통합을 논의 할 수 있을 때가 반드시 온다.

그 시기가 10년 후면 어떻고, 20년 후면 어떠하단 말인가? 간단히 말해서 목포시는 급하고 무안군은 급할 것이 없다.

무안군이 유리한 입장이 되는 그 날이 올때까지 통합 논의에 성급하게 말려들거나 뛰어들어 동조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다.

⑧ 무안군은 미래를 향해 자체역량을 집중해야 할 중대한 시점에 놓여 있다. 
무안군은 잠시도 머뭇거릴 여유가 없을 정도로 지역발전에 있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갈 수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국제공항 활성화 및 연관산업유치, 기업도시건설 계획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남악신도시개발 이익금 중 무안의 몫을 받아내는 일, 지역발전을 가속화시킬 발전 전략을 마련하는 일, 2-3단계 신도시개발을 무안군이 주도하여 추진하는 일, 그리고 남악신도시를 명품도시로 만들고 유입시민들에 대한 생활편익 증진 방안을 추진하는 일, 지역을 일으켜 세울 기업투자유치, 무안군의 시승격과 광범위한 행정개혁 등이 목전에 닥친 주요 과제들이다.

통합의 분위기에 휩쓸려 이 모든 계획과 과업들이 뒷전으로 밀려나서는 안된다.

⑨ 결론적으로
다시 강조하지만 무안군이 목포시에 흡수통합 되는 사태만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된다. 통합 후에 무안군의 존재자체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만드는 그런 비참한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통합이 일단 성사되어 버리면 통합 후에 아무리 후회를 한다 해도 다시는 원점으로 되돌릴 수 없다.

통합을 꼭 해야 한다면 외부의 영향력에 끌려 흡수 통합되어 가는 것 보다는 양 지역이 대등한 입장에서 통합조건을 논의할 수 있을 때 무안군이 주도하는 통합방식을 선택해도 늦지 않다.

행정구역 통합은 목포시 입장에서는 절박하지만 무안군의 입장에서는 행정구역 통합이 절대 급하지 않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통합은 무안군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대한 문제이고, 무안군민의 이해관계와 자손만대에까지도 떳떳해야 할 역사적 과업이므로, 오늘의 결정으로 역사의 죄인이 될 수도 있다는 엄중한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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