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농촌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가격은 모두 폭락하고 있다. 가격이 괜찮다 싶은 농산물들은 우리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는 거리가 멀다.

정부는 국제적 추세라며 FTA를 유럽, 미국, 중국 등 강대국과 맺으면서 그때마다 땜방식 농정지원책을 내놓고 막연한 대체작물 전환을 요구하며 자생력을 키우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평생 계절 관행작물 농사만 지어온 고령 농민들로서는 농업 전환이 무섭다. 또 전환한다 치더라도 판로를 걱정해야 할 만큼 미래 농업에 대한 확산이 없다. 그렇다고 우리 무안은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2차 가공사업도 3차 산업은 더욱 열악하다.

때문에 요즘 추수를 끝낸 황량한 들판을 바라보는 농민의 심정은 답답하다.

정부 공공비축미 매입가는 제자리 걸음이다, 반면 종자대, 인건비 등 농자대값은 매년 인상돼 자연 소득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한때 지역의 효자 작물이었던 양파값도 안정적인 소득이 어렵다. 최근에는 갓, 대파, 가을배추 가격이 급락, 갈아 엎는 등 주변에 몰래 버리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자식처럼 기른 농산물을 버리는 농민들의 마음은 기막힐 노릇이다.

한우 축산농가도 어렵기만 마찬가지이다. 지난해 구제역 발생 이후 지금까지 한우값은 급락해 있다. 소를 길러 내다 팔면 1백만원 이상의 적자를 본다고 한다. 그런데도 팽개치지 못하고 이도저도 못한 채 소를 기르는 마음은 오죽하랴.

당연히 도미노 현상처럼 농업군인 무안군의 지역 경제 침체의 골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한 해 농사를 망치면 다음 농사를 위해 빚을 내야 하는 반복된 실정이다.

자구책 일환으로 이제는 큰 소득 기대를 버리고 계약재배도 적극 고려할 때인 듯 싶다. 하지만 계약재배도 일부 농가들은 농협 배불리기라며 기피하는 경향이 많다. 농협이 농민을 위한다면 불신을 벗는데 노력할 필요가 있다.

현재 농민들은 다가오는 연말 부채 상환 및 이자 독촉 압박을 벌써 고심하는 분위기이다. 영세농과 영세축산들은 농축자천하지망본(農畜者天下之茫本)의 현실이다.

뉴스 보도에는 한미 FTA 국회비준 통과가 눈앞이다. 한미 FTA ISD(직권상정 투자자국가소송제도)는 국제법보다 우선한다고 하니 친환경 학교급식마저 우리 농산물이 제재를 받지 않을까 걱정이다.

점점 경쟁력을 잃어 가는 우리 지역 농업을 살리는 방안으로“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축수산물은 지역에서 소비”하는 이른바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이라고 펼쳐 나가는 것이 정부정책 의지보다는 더 현실적이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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