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무환(有備無患). 평소에 준비가 철저하면 후에 근심이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여기까지 이르려면 지속적인 관심과 책임감 없이는 불가능하다. 특히, 예산이 수반되는 행정 업무라면 더욱 그렇다. 행정은 본디 까다로운 절차가 많고, 시행부서와 관할부서가 다른 경우도 많아 어떤 상황이 발생되면 네 탓부터 한다.

지난 8월 무안의 한 아파트 5층에서 화재가 발생, 15분만에 진압됐다. 이 과정에서 소방관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계단으로 올라가 화재를 진압했다. 소방호수를 분사할 수 있는 5층 높이의 고가사다리 차 하나 없는 실정 때문이다.

이후 고층아파트 화재에 대비한 소방장비와 무안소방서 건립에 군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문제는 지난해 12월 정길수 의원이 군정질문에서‘무안읍, 남악신도시 고층아파트 빌딩 증가에 따른 화재발생 진압 대책’을 묻고, 예방책 마련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무 대응책으로 일관해 온 행정이다.

예산타령부터 하는 행정은 소방서 건립이 전남도의 소관업무로 한발 물러나 있다. 소방장비구입 예산도 뒷전이다. 당연히 전남도는 소방서 건립에 느슨한 입장을 취하고 지연하는 모양세이다. 유사시 목포소방서에서 출동하면 된다는 생각이고 다분히 남악만을 염두해 둔 발상이라는 추론이다.

하지만 현재 무안군에는 아파트 10층 이상이 총 113동, 8228세대에 이른다. 여기에 5층이상 다세대 주택 등을 포함하면 1만세대가 넘어 군민 3분(총 3만1천세대)의 1이 다세대 주택 및 아파트에 산다. 또 세대 당 3명이 거주한다면 3만여명으로 군 전체인구(7만6천여명) 39%를 차지한다. 10명 중 4명이 아파트에서 사는 셈이다.

이에 무안군과 사회단체는 지난해부터 남악소방서 추진을 무안읍으로 옮겨 무안소방서로 건립 해 줄 것을 줄곧 요구해 왔다. 전남도 소방력보강 5개년(2018-2012) 계획에 무안군에 남악소방서 건립 계획이 포함돼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남악은 목포소방서와 근접해 유사시 빠른 출동이 가능하지만 10층이상 아파트 25동이 있는 무안읍에서 고층 아파트 화재가 발생했다면 소방장비가 없어 대형사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무안읍 이전 추진의 필요성이다. 여기에 도내 22개 시군 중 소방서는 10개 지자체에 있지만 무안군은 이들 군 지자체보다 고층아파트와 인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소방서 없다는 것도 문제이다. 올해 화순소방서가 건립되고 내년에는 장흥과 강진을 관장하는 장강소방서가 건립되면 13곳이다. 반면 무안은 지금 상황이라면 전남도 소방력보강 5개년게획에 있는 남악소방서 건립 내년 예산반영이 불투명해 자칫 건립 추진이 유야무야 될 가능성이 높다.

현행법에는 시군 지자체에 3개 119안전센터가 있으면 소방서 건립이 가능하다. 무안군에는 무안, 일로, 해제 등 3개 119안전센터와 몽탄, 청계, 망운, 운남에 4개 119지역대가 있다. 소방인력도 71명이다

하지만 전남도의 느긋한 입장 일관으로 장소(부지)도 지금까지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된다면 현실 가능한 일부터 추진할 필요가 있다. 무안읍에 조속하게 소방서가 건립될 수 있도록 정치인을 비롯한 행정과 의회, 그리고 기관사회단체들이 중지를 모아 예산확보 노력해 최선을 다할 때다.

아울러 만약을 대비한 소방장비 구입도 서둘러야 한다. 전남도 예산타령만 한다는 것도 책임회피가 될 수 있다. 7층이상의 아파트나 다세대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한다면 고가사다리차 한 대 없는 무안으로서는 초기진압 실패로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화재진압은 초기 5분이 진압 성패를 가름한다. 최근 발생한 승달타워 화재를 보더라도 목포소방서에서 고가사다리 차가 출동해 현장 도착에는 30여분이 소요돼 화재 진압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예산타령만 하다가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 되서는 안된다. 사고 후 문책이나 책임론을 따진다고 피해를 되돌릴 수는 없다.

현재 무안지역은 7층이상 건물이나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목포에서 지원을 받아야 한다. 이도 목포소방서에 고가사다리차 1대 뿐이다. 결국 무안군 3개소 119안전센터 소방펌프차량 10대, 동력소방펌프 8대 등으로 화재를 막아야 한다는 결론이다.

무안은 고층 아파트가 매년 증가 추세다. 무안국제공항과 2개의 대학, 4개의 농공단지 등 주택과 산업단지가 밀집해 있다. 소방수용에 능동적 대처가 필요하다.

군 자체 예산을 투입해서라도 고가사다리차를 구입해 119안전센터에 위탁 운영으로 만약도 대비해야 한다. 사람의 목숨보다 우선하는 행정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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