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네 번째 이야기 - 물 밖에서 숨쉬는 물고기 ‘짱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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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네 번째 이야기 - 물 밖에서 숨쉬는 물고기 ‘짱뚱어’
  • 김경완 연구원
  • 승인 2011.08.13 12:1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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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갯벌의 열 두 달‘갯것들’- ⑭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김경완 연구원: 생태·문화자원을 찾아서

본지는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과 공동으로‘무안갯벌의 열 두달’이란 주제로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김경완 연구원의 무안지역 연안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에 대해 현장 취재를 격주간으로 20여회에 거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5월 달에 그때가 좋지. 알을 한나썩 담고 나와. 그런데 그때는 나도 잡을 생각이 없드라고. 그것 하나가 수 만개를 깔 텐데…”
짱뚱어는‘벚꽃이 피면 나오고 첫서리가 오면 들어간다’는 말이 있다. 무안에서는 양력 5월부터 볼 수 있다.

“벚꽃 피면 나오고 서리 내리면 들어가는”

“5월 달에 그때가 좋지. 알을 한나썩 담고 나와. 그런데 그때는 나도 잡을 생각이 없드라고. 그것 하나가 수 만개를 깔 텐데…”
짱뚱어는‘벚꽃이 피면 나오고 첫서리가 오면 들어간다’는 말이 있다. 무안에서는 양력 5월부터 볼 수 있다.

불과 5년 전까지는 무안지역에서 볼 수 없는 장면이 하나 있었다. 긴 낚시대를 가지고‘진번지(펄갯벌을 표현하는 사투리)’에 빠져가며 홀치기 낚시를 휘두르는 장면이다. 홀치기 낚시는 바다 수면위에 떠오르는 숭어를 잡을 때만 쓰는 줄 알았는데 갯벌 위 마른땅에서도 홀치기를 하다니. 이것은 바로 짱뚱어 홀치기 낚시다. 

▲ 날아오른 짱뚱어
짱뚱어라고 하면 눈이 튀어 나온 갯벌 위의 물고기가 연상된다. 보는 눈은 누구나 같은 모양이다. 자산어보를 쓴 정약전 선생도 짱뚱어를‘철목어(凸目魚)’라고 기록했으며, 속명으로‘장동어’라고 했다. 눈이 튀어 나온 물고기, 짱뚱어임을 바로 알 수 있다.

무안생태갯벌센터가 위치한 해제면 유월리에서 정원채(77) 선생을 만났다. 무안에서 유일하게 홀치기 낚시로 짱뚱어를 잡는 분이다. 5년 전 갯벌 위에서 홀치기 하는 낯선 사람을 보았다. 난생 처음 보는 장면이라 가까이 다가가 지켜보니 짱뚱어를 잡고 있었다. 해남에서 왔다는데 자기 동네에는 갯벌이 없고, 신안 지도 같은 곳에서는 어촌계에서 갯벌출입을 못하게 하니 슬그머니 무안갯벌을 찾았다고 한다. 무안에서는 누구도 짱뚱어를 잡는 사람이 없으니 외지 사람이 짱뚱어를 잡든 말든 관심도 없다. 정씨는 이때부터 홀치기 낚시를 배웠다. 대나무로 낚시대를, 낚시바늘은 스텐을 모아 끝을 갈고 붙여 직접 만들었다. 다행히 시력이 좋아 멀리 있는 짱뚱어도 잘 보였다. 하지만 처음에는 하루에 한 마리밖에 못 잡는 경우도 있었다. 쉬울 것 같은데도 요령이 필요했다. 곧 바다와 갯벌에 익숙한 정씨는 짱뚱어를 익숙하게 잡게 됐다.

정원채 선생은 짱뚱어를 잡으면서 두 종류로 구분하고 있었다.‘별짱뚱어’와 먹짱뚱어’라는 표현이 재미있다. 실제 국명으로 구분하면‘짱뚱어’와‘남방짱뚱어’이다. 이 두 종 모두 길이가 20㎝ 정도까지 자라는데 짱뚱어의 표면에는 에머랄드 빛 반점이 있어‘별’이란 애칭을 붙였다. 남방짱뚱어는 아가미 앞 뒤로 세로의 흰색 줄 세 개가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검은 빛을 띠고 있어‘먹’이란 이름을 붙인 모양이다.

▲ 말뚝망둥어
짱뚱어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크기가 10㎝ 이내의 말뚝망둥어는 또 다른 종이다. 말뚝망둥어도 갯벌 위에서 공기호흡을 하며, 물위를 뛰어다니는 등 짱뚱어와 비슷한 생태적인 특징을 보이고 있지만 먹이 먹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훨씬 큰 짱뚱어는 갯벌 표면위에 퇴적된 규조류나 유기물을 먹는 반면 작은 말뚝망둥어는 갯지렁이나 작은 어류들을 직접 잡아먹기 때문이다. 

정 선생을 따라 짱뚱어를 잡는 갯벌로 나섰다. 기척만 있으면 숨어 버리는 민감한 녀석 때문에 멀찌감치 뒤에서 따랐다. 푹푹 빠지는 갯벌 위를 조심스럽게 걷던 정 선생이 7m 대나무를 뒤로 젖혔다 힘껏 앞으로 뻗었다. 낚시줄도 7m에 이르니 14m 안쪽이 사정거리에 해당된다. 4개의 갈퀴가 달린 바늘을 짱뚱어 쪽으로 천천히 옮기다가 적당한 거리에서 휙 낚아채는데 그 속도가 눈 깜짝할 사이다. 짱뚱어가 빠르면 빈 낚시가 되고, 낚시가 빠르면 짱뚱어가 매달려 나온다. 대략 3∼4회에 한 마리씩 걸려든다. 잡은 짱뚱어는 20마리 한 두릅에 1만원 이상의 값을 받고 넘긴다. 짱뚱어가 보양식으로 알려지면서 귀한 몸값을 자랑하는 셈이다. 하지만 짱뚱어와 남방짱뚱어의 대우는 다르다.

“식당에서는 별짱뚱어를 알어줘. 요것이 부드럽고 제일 맛있어. 그런디 먹짱뚱어는 볼타구(아가미) 있는 데가 하얗다고, 여기가 깔깔하고, 맛이 없어 안 알아줘”

짱뚱어는‘벚꽃이 피면 나오고 첫서리가 오면 들어간다’는 말이 있지만, 무안에서는 양력 5월부터 볼 수 있다. 벚꽃이 다 진 뒤에야 갯벌 깊숙한 곳에서 짱뚱어가 나오는 셈이다. 5월 한달간은 짱뚱어마다 알을 품고 있어 산란기임을 알 수 있다. 이때 잡은 짱뚱어가 가장 맛있다고 한다. 가을짱뚱어가 기름이 많지만 봄맛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고 봄 짱뚱어를 다 잡아 낼 수는 없다. 지속가능한 갯벌 이용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5월 달에 그때가 좋지. 알을 한나썩 담고 나와. 그런데 그때는 나도 잡을 생각이 없드라고. 그것 하나가 수 만개를 깔 텐데. 그래서 나도 몇 번 안 다녔어. 낚시에 딱 찍히면 알들이 튀어 나와. 그것 보면서 많이 안쓰러워 못 다니것드만”

갯벌마을을 떠나며 한 분의 촌로로 부터 현명한 지혜를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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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완 2011-09-06 16:17:54
"봄 여름에는 도끼와 낫을 들고 산에 들어가 나무를 베지 않고, 촘촘한 그물로 하천에서 고기를 잡지 않는" <맹자> 도를 깨치신 정원채 선생님. 동양사상을 촌로께서 깨닫고 있다는 사실에서 우리도 그분들께 자연주의 사상을 배워야겠습니다.

호영 2011-08-20 10:30:27
올 여름 휴가중에 친정식구들과 짱둥어 회와 탕을 먹었답니다. 처음 먹어보는 짱뚱어 회는 깻잎위에 붉은속살을 보이며, 씹을 수록 고소하다는 제부의 말과 함께 새로운 회맛을 느낄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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