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신문 발행인 박금남

세월이 빠르다는 것은 욕심이 세월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인 듯 싶습니다.

무안신문이 창간 8년을 맞았습니다. 지역신문 하나쯤 살려 나가 보겠다는 욕심은 오늘날까지 생명력으로 지탱하면서 신문의 입지는 굳어진 듯 싶다고 자평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얼마만큼 신문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 왔는가는 반문해 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해야 할 일(욕심)은 매년 더해지는 데 욕심처럼 되지 않고 세월 속에 신문 발행 숫자만 늘려 오지는 않았는가 싶기도 합니다. 지난날 다짐을 돌아보면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다시 그 자리에 서서 빠른 세월만 한탄하는 듯 싶습니다. 모두 욕심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다만, 세월의 무게만큼 무안신문이 제보도 많아지고 방문자도 늘었다는 것은 무안신문을 신뢰해 주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데 위안을 삼아 보기도 합니다.

여기에는 지역의 기득권보다는 서민들과 가까이 하면서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노력이 가미 됐다고 보지만 한편으로는 서민들의 목소리를 얼마나 담아 냈는지에는 부족함이 앞섭니다. 서민들의 하소연을 듣다 보면 어찌도 한(恨)이 많은지…. 할 일이 많아지기만 합니다.

그 중 상당수는 기사로 만들어도 봅니다. 그러나 변화를 가져오기에는 아직도 행정의 벽이 두텁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지자체가 실시 20여년이 지났지만 일부 군청 간부들의 지역 신문 경시풍조는 여전합니다. 오랜 관행 속에 끼리끼리 고착된 유착문화에 정론의 소리는 곧 벽창호가 됩니다. 특히, 지자체 실시이후 정치와 표심만이 득세하며 지역 현안사업들은 토론도 없이 몇몇 사람들로 추진되는 경향이 여전합니다. 그렇다고 견제와 비판 세력이 우리 지역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당연히 토론문화를 통한 대안 제시가 있을 수 없습니다.

반면, 지적 기사를 쓸 때면 왜 그리 태클도 많고 혈연, 지연, 학연을 앞세운 인맥 동원도 여전한지 모르겠습니다. 반목과 갈등은 서로의 비난으로 이뤄지고 감정과 서운함으로 매도해 가는 지역 풍토가 지역 신문의 행보를 어렵게 만드는 경우도 여전합니다.

군 전체 이익을 위해 부득이 쓰지 못한 기사를 두고는‘야합’이나 홍보 신문이니 하고 비하할 때면 답답할 때가 많기도 합니다.

신문 본연의 임무는 비판과 견제라는 것도 익히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변화는 서서히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데도 군민들의 의식 수준은 매년 높아지고 그 눈높이 만큼 행정이 따라오지 않으면서 불만은 커져만 가고 있는 것도 자명한 사실입니다.

언제부턴가 무안신문은 공무원이 변화 유도를 위해서는 군민이 먼저 변해야 공무원이 변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크든 작든 행정은 권력기관 입니다. 위민행정은 단체장의 구호일 뿐 행정 공무원들의 몸에는 아직 크게 묻어 있지 않습니다. 여기에 대고 변화를 외치는 것은 메아리에 불과 합니다.

바라는 것이 너무 많은 요즘. 그리고 각종 정부 지원자금들이 기득권 중심의 군민들과 행정의 손발 맞추기로 실패한 사례도 많지만 책임에 대한 문책이 없는 것이 행정입니다.

의회 역시 감시와 견제 기능의 역할이 충실한지도 군민들이 감시할 부분입니다. 군민들은 투표를 통해 선출을 하고 나면 그들을 상전처럼 모시고 있습니다.

때문에 군민들이 의식 개혁을 먼저 이뤄 역량을 길러 나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에 본지는 군민들의 참여와 다양한 목소리를 실어 나가겠다는 취지로 지난 3월 50여명으로 구성된 운영·자문위원회를 결성했습니다. 지역의 현안사업 등을 변방에서 외침보다는 토론을 통해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코자 한다는 것입니다. 다행히 이 같은 토론문화는 몇몇 사회 단체로 서서히 번지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고 희망적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학자들은 지배자 중심의 역사를 쓴다고 합니다. 그러나 기자는 민초들의 희노애락에 더 역점을 둡니다. 그 기사가 훗날 역사가 되고 후세는 그 역사를 가지고 평가하기에 오늘을 사는 우리는 그 만큼 책임감을 느껴야 합니다.

요즘 우리 농촌은 갈수록 소득감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령화로 농촌은 피폐해 지고 희망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 축산농가들은 구제역 파동으로 한파보다 더 힘든 겨울을 보냈습니다. 올해초 가격이 괜찮다던 양파와 배추는 3월부터 급락, 농민들이 판로를 못 찾고 힘들어 했습니다. 현재는 한우농가들이 곤경에 처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생존권의 외침은 메아리에 불과하고 정책이나, 행정 모두 일회적인 지원 행사들이 전부입니다.
다음 1년에는 향우 애향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할 생각입니다. 작금의 현실이 갈수록 농가소득이 줄고 농산물가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 향우들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시급하고, 또 향우들을 통해 지역 농산물을 팔고자 합니다.

아울러 행정의 감시 견제 기능에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또 1년의 세월이 한 권의 영인본으로 만들어져 나왔습니다. 지난 1년도 욕심처럼 되지 않아 아쉬움이 큽니다. 다시 욕심을 보태 1년을 향해 뛰려고 합니다. 다음 영인본에는 보다 변화되고 개혁된 지역의 모습과 아름다운 기사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끝으로 구색 맞추기 말 같지만 기다려지는 신문, 미래를 열어 가는 신문으로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을 약속합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생하는 기자들과 그 열악한 환경에 힘을 보태주는 독자 그리고 군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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