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제공:무안공항기상대

바람은 늘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불어간다. 따라서 바람이 서에서 동쪽으로 불면 서쪽에 고기압이 있고 동쪽에 저기압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기압계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한다. 그래서 서풍이 불면 날씨가 좋아진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비를 몰고 오는 바람은 남동풍이나 남서풍이다. 남동풍이나 남서풍이 분다는 것은 내가 있는 곳 부근이나 북쪽에 저기압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저기압은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 때 바람은 전선을 향해 분다.

전선을 향해 부는 남풍 계열의 바람은 남쪽 바다의 습기와 높은 온도를 갖고 있고, 전선 상에서 항상 찬 공기의 위로 올라가므로 공기가 자연히 상승하게 된다. 상승하면 기온이 낮아지며, 습기가 많으면 조금만 올라가도 수증기가 응결되므로 구름이 생기면서 비가 온다. 그래서 남서풍이나 남동풍이 불면 비가 온다고 하는 말이 있다.

이처럼 바람은 날씨를 예측하는 데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3월 11일 일본 대지진 이후, 방사능의 확산과 관련한 뉴스를 자주 접하면서 바람의 방향이 온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1986년 4월 26일 소련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가 있었다. 강력한 원자폭탄도 아닌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폭발만으로도 몇 십 년간 인근 지역이 피폐화 될 정도로 방사능의 위력은 엄청 컸다. 폭발 당시 이 지역에는 상층기류가 비정상적인 동풍이 불면서 상층에 치올려진 방사능 낙진이 서쪽으로 흘러 발트 3국과 북유럽에 떨어져 상당한 피해를 주었다. 방사능 피해 지역이 바람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예이다.

일본의 방사능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려면 일본 부근에 강력한 저기압이 위치해 지상에서 상층까지 동풍이 우리나라로 불어주어야 한다. 그러나 최소한 봄철 동안 이런 기압배치가 형성될 확률은 매우 낮다. 만에 하나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준비할 필요는 있겠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방사능이 우리나라로 직접 날아와 피해를 줄 것이라는 유언비어에 현혹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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