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품바는 장타령을 가미한 흥미 위주의 각설이류의 공연이 주류였다. 하지만 일로품바보존회가 극단 천사촌을 통한 일로품바는 새롭게 다시 태어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27일 승달문화예술회관에서 창작 품바 마당극‘함사세요’가 극단 천사촌을 통해 우려반 기대반 속에서 초연됐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500여명의 관람객은 만족해했고, 해학 속에서 강한 메시지까지 안겨 주면서 무안의 문화관광에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더구나 극단 천사촌 출연자 25명 중 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안군민으로 구성돼 지금까지 타 자치단체 예술에 의존해 왔던 무안군 공연문화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했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이다. 품바가 자생력을 키우기까지는 행정의 관심이 필요하다.

당장 이번 공연을 위해 리후렛 제작비가 없어 한 독지가의 지원을 받아 제작 공연을 했을 만큼 현재 사정은 열악하다. 때문에 공연을 지속적으로 키워 나가기 위해서는 스텝들이나 배우들에 대한 인건비가 당장의 관건이다.

품바보존회는 이 같은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민간 중심으로 전수체계 확립을 위한 인력을 구축, 품바의 원형발굴과 재현 프로젝트를 하나씩 실현해 나가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자생력 일환으로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으로 신청도 했다.

다행히 무안군은 올해부터 연산업축제를‘무안 백련 문화마당’으로 개선해 개최,‘일로품바 페스티벌’을 메인 지역문화의 콘텐츠로 육성한다는 방침이어서 기대를 해 볼만도 하다.

그렇다면 일로품바의 발전 여부는 무안군과 일로품바보존회에 남은 과제이다.

당장은 일로품바에 대한 학술적 정리와 전수체계의 확립이 필요하다. 전통 복원을 바탕으로 한 창조적인 재해석은 일로품바를 글로벌 콘텐츠로 만들어 내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당분간은 하드웨어에 대한 투자를 자제하고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한 인적자원 활성화로 자생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발전 동력이 되는 사람에 대한 투자와 내적 동기부여가 안된 상태에서의 무리한 사업추진은 갈등과 분열로 이어져 사업좌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을 보면서 일로품바의 현대적 해석과 창조로 지역의 대표 문화콘텐츠로 개발해 나간다면 일로품바는 국제적인 문화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

6회째를 맞는 일로품바명인대회 향후 개최 운영도 인도의 바울, 유럽의 집시, 남미의 인디오음악, 묘족 악사 등 세계의 소수민족, 미국의 히피음악까지 세계의 광대들이 한데 모이는‘세계집시페스티벌’형식의 축제문화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퓨전이라는 한계에도 난타와 뮤지컬 명성황후는 세계화에 성공했다. 변두리의 흑인문화인‘랩’이 세계대중문화시장을 석권했듯이 민초들의 문화에 일정의 형식이 가미되면 문화상품이 될 수 있다. 관중과 공연자가 따로 없는 마당놀이 형식으로 세계 공연문화 시장에 새로운 전형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은 자연과 생태, 사람과 문화가 중심이 되는 문화생태관광의 시대다.

이미 진도군은‘소리’를 통한 문화관광 자원화에 성공했고, 장흥군은‘문학’, 신안군은‘자연생태’를 주요 동력으로 삼았다. 무안은 일로품바를 지역경제에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성장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 품바마당극‘함 사세요’가 5월초 진도군립국악원과 함평나비축제에 초청되는 등 공연문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행정은 문예진흥기금 신청에도 노력하고, 전남도가 전남도립국악단 토요공연을 목포시민회관에서 매주 갖고 있는 것과 관련해 품바가 함께 무대에 올려 질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도 있다. 또한 일로품바의 상표등록 추진과 볼거리가 아닌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것은 당연지사지만 스토리텔링도 만들 필요가 있다.

이렇듯 무안만이 가질 수 있는 향토자원의 특성을 제대로 담아 낸 지역발전전략을 마련하고 주민사회단체와 공직사회가 하모니를 이루어 낸다면 성공가능성은 크다.

요즘 전국의 자치단체에는 화려한 축제가 범람하고 있다. 하지만 그 축제의 뒤끝은 허무함만 넘친다. 공직사회의 성과주의 결말이 지속가능성만 있었을 뿐 자생력을 잃게 한데서 발생하는 병폐이다. 행정의 선진사례 용역 남발이 지역과 차별성이 없게 했다.

이제 향토자원 발굴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발전의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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