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전남도지사가 도민과의 대화 순회 일정으로 지난 22일 무안군을 방문, 군청 회의실에서 10시부터 11시 20분까지 대화를 가졌다.

이날 회의장에는 관내 사회단체장들을 비롯한 군민 200여명이 참석할 만큼 최근 지역의 화두가 되고 있는 도지사 광주공항 국내선 이전 유보 입장과 남악개발 이익금에 대한 답변을 명확히 들을 수 있다 싶어 기대가 컸었다.

그러나 회의장을 빠져 나오는 군민들은 알맹이 없는 도민과의 대화는 무엇 때문에 하느냐며 도민과의 대화 무용론까지 거론하며 이구동성 불만을 표출했다. 명확한 답변은 회피한 채 두루뭉실 넘어가 되려 답답함만 더하게 만들었다는 반응이다.

이날 박 지사는‘광주공항 국내선 이전 유보 입장과 무안공항 활성화 방안’에 대해“무안공항은 국제공항으로 가야된다”고 전제한 후“광주공항의 국내선 이전 문제는 국가정책으로 이미 결정됐고, 2014년 KTX가 개통되면 큰 의미가 없는 만큼 광주시와 이를 놓고 티격태격할 이유가 없다”고 견해를 피력 합리화했고, 공항는 용역이 나오는 대로 화물운송, 화물항공기수리센터 등 유치로 활성화하겠다고 막연한 대책을 홍보했다
또한, 남악개발이익금 배분문제는“구체적 파악을 해보겠다”면서“이곳저곳 투자로 개발이익 산출이 어려워 앞으로 오룡지구 개발 등이 끝나면 하겠다”고 말해 당장 배분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결국 듣기에 따라 박 지사 임기내 해결보다는 임기 이후로 모두 미루는 느낌을 받았다. 무안공항 국내선은 박 지사가 말을 하지 않아도 KTX가 개통되면 역할이 작아지리라는 것쯤은 군민 모두가 익히 알고 있다. 그렇지만 당장 무안국제공항 활성화가 안되면 시시때때로 바뀌는 정부 정책을 고려할 때 2014년까지 무안공항이 어떻게 변할지가 문제이다. 전북 군산공항 국내선 유치도 그 일환의 악재가 될 수 있다.

그런데도 두 단체장간 일방적으로 종전 입장을 바꿔 국내선 이전 유보에 합의했고, 합의 전까지 군민이나 도민들에게 여론조사 한번 안한 것은 무소불위 권력을 가진 단체장의 정책만 보여 준 꼴이 됐다. 무엇보다 과거 도민과의 대화 때도 박 지사는 무안공항 활성화를 위해 공항활주로 연장과 국내선 이전은 한결같은 목소리를 냈었기에 실망이 더욱 컸다.

하지만 도민과의 대화가 아무런 성과없이 끝난 데는 무안군도 일말의 책임도 없지 않다. 좀더 구체적이고 군정 미래에 대한 큰틀에서 사업건의 준비성이 부족했다. 과거 도민과의 질의에서 박 지사는 무안공항 활주로 연장, 목포대 주변 대학로 조성 마스터플랜 검토, 공항도청 접근 도로 개선, 무안기업도시 등에 대한 굵직한 질의에 모두 긍정적 답변을 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뤄진 게 하나 없는데도 후속 질의 대처가 부족했고, 공항과 남악개발 배분에 대한 대안제시 질문도 준비했어야 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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