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들어 무안지역 최대 소득작목인 양파 등 농작물이 기지개를 펴면서 봄 기운이 느껴지고 있다. 농민들은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농번기를 앞두고 올 농사 준비로 바빠지는 모양이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 폭설이 잦았다. 기온마저 영하의 날씨가 많아 사람들을 위축 시켰다. 무엇보다 지금도 끝나지 않은 구제역과 AI가 전국을 공포 속으로 몰아 넣으면서 가축과 가금류 살처분 현장을 매스컴을 통해 보면서 잔인한 겨울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봄에 대한 그리움이 컸고, 요즘 따스한 봄볕은 마음의 여유를 조금은 가져볼 만도 하게 만든다.

그러나 서민들의 현실은 봄볕의 기운을 느끼는 것마저도 사치로 여겨지는 듯 싶다.

겨울추위는 한풀 꺾였다지만 수 년째 이어지고 있는 경기 침체는 올 봄 들어서도 회복기미가 없어 겨울 추위보다 더 힘들어 보인다. 요즘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마다“죽겠다”는 하소연의 목소리에서 절감한다. 예전 같으면 푸념쯤으로 여길 수 있었으나 말투에서 절박한 현실 고를 느낄 수 있다는 게 다르다.

열심히 농사를 지어 수확을 해도 농산물 제값받기가 어렵다보니 정부의 각종 보조금에 기대가 커지는 실정이란다.“돈 들어올 구멍은 없고 나갈 데만 생긴다”는 푸념은 자녀들이 새학기를 맞았고, 농사철을 앞둔 농민들의 자금줄 걱정에서 더욱 절절하게 느껴진다.

지난 2월 납부한 자녀들의 고등학교, 대학교 등록금은 어떻게 막았다 싶지만, 새학기 학용품 등 각종 구비 물품에 드는 비용도 만만찮다. 농자재 값도 예년에 비해 올랐단다.“그 동안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믿고 살아 왔지만 요즘은 빚 덕으로 중산층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는 군민 A씨는“가계가 나아질 특별한 방법도 없다는 게 더욱 답답하게 한다”고 말했다. 현상유지도 어려워 자꾸만 줄어드는 통장의 잔액을 보면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는 게 서민들의 이구동성이다.

지역경기는 그렇다 치고 세계나 국내 정세는더 큰 문제이다.

정부가 4대강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어 서민 복지예산이 줄었다고 국회에서 의원간 난투극을 벌였으나 변한 것은 없다.‘소통’이 단절된 정부와 국민간의 시각차로 국민들은 정부 불신이 늘고 이제는 모든 게‘네 탓’으로 여겨 가는 것 같다. 여기에 북한은 요즘 연일‘불바다’대응 목소리를 높이며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세계 정세는 더욱 국내 경기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석유수출국 중동지역과 북아프리카의 도미노 민주화 열풍은 연일 국제유가를 천정부지로 끌어 올려 향후 경기 활성화에 장애물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지난달 27일 에너지 위기경보 단계를‘관심’에서‘주의’로 한 단계 격상하고 공공부문 경관조명 소등 등 에너지절약 조치를 전국 지자체에 시달한 것도 차후에 닥칠지 모르는 에너지 문제 때문이다.

환율과 국제유가의 동반 상승으로 치솟는 물가들도 서민들을 어렵게 한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2월보다 4.5% 올라 27개월만에 최고 치란다. 곡물을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 오름세도 계속돼 환율 상승이 원화 환산 수입물가 상승으로 연결되면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도 악재이다.
요즘 출퇴근 자가 운전자들은 휘발유값 때문에 걱정이 크다. 요즘 추세라면 ℓ당 2000원 시대도 머지 않았다는 전망이다. 서민들의 기름으로 알려진 경유값도 연일 치솟고 있고, 설상가상 면세유값도 올라 시설농가나 소형 어선을 운영하는 어민들의 고통도 이만저만 아니다

이처럼 사면초가 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새해 봄날은 우울하다. 어려울수록 사람들은 상대 비판 비난이 늘어나게 되어 있다. 이럴 때일수록 따뜻한 말 한마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행정을 비롯한 관공서 공직자들의 위민봉사가 절실하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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