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 명절 설이 다가왔지만 경기침체로 흥이 나질 않는다. 지역내 불우시설 및 독거노인들을 찾는 위문이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는 이야기이다.

지역경기는 수 년째 바닥이고 체감경기는 한파보다 더 무섭다. 연일 치솟는 기름값과 물가도 서민들을 읍죄고 있다. 십 수년만에 찾아 왔다는 한파는 새해 들어 더욱 극성을 부리면서 동장군의 위세만 당당하게 세우고 있다.

지난 26일까지 무안지역 1월 날씨가 하루(5일)를 제외하고 25일이 평균 영하 기온을 기록했다. 눈발이 날렸거나 폭설이 쏟아진 날도 20여일에 이르렀다. 이 과정에서 빙판길은 녹지 않아 노인들간의 왕래도 끊을 만큼 올 겨울나기는 하루하루가 고난의 연속이다.

여기에 재앙으로 불릴 만큼 전국을 쓰나미 공포로 몰고 있는 구제역과 조류독감의 위세는 또 어떤가. 아직 우리 지역은 청정지역으로 남아 다행이다 싶지만 축산농가들이 살얼음을 걷고 있는 느낌은 한파나 체감경기보다도 속이 탄다. 1년에 한번쯤 보는 자녀들의 귀향마저 자제해 달라고 할 만큼 구제역과 조류독감은 설 명절 풍속도마저 뒤바꾸고 있다.

지역내 상가들도 울상은 마찬가지이다. 설날을 앞두고 매출이 뚝 떨어졌고, 술자리나 회식도 줄었다고 한다. 중소기업들의 경영난도 갈수록 커진다고 하니 어느 하나 농촌에서 살만한 것을 찾아 볼 수 없다는 게 요즘 주변 사람들의 하소연이다.

문제는 이 같은 총체적인 경기 침체가 쉽게 벗어날 것 같지 않다는 데 있다.

그런 가운데 민족 명절 설날이 찾아 왔다.

경기 불황만큼 복지시설 관계자도 예전 같은 위문은 없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나 먹고 살기도 힘들기 때문이라 이해는 간다.

하지만 민족 대명절 설날을 그냥 넘길 수는 없지 않는가. 소외계층에게 가장 큰 어려움이 겨울나기라고 본다면 차상위계층, 저소득층 독거노인을 비롯해 소년소녀가장들은 요즘 몇갑절 힘들게만 느껴질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우리 지역은 농어촌 특성상 고령화 급속화로 홀로사는 저소득층, 그리고 차상위계층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9월말 현재 무안군 65세이상 노인(13,116명) 중 중 독거노인이 3,579명을 차지, 3.6명당 1명을 차지한다. 설상가상 독거노인 3명 중 1명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이다. 또한 독거노인 10명 중 8명은 여자로 나타났다.

이들이 그리운 것은 사람이다. 설날을 앞두고 작은 것이라도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향기를 전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다행히 우리 지역은 아직 구제역·조류독감 청정지역으로 남아 양돈농가들은 설 특수를 누리고 있는 모양이다. 요즘 이들 농가들은 호소문까지 내면서 구제역에 대한 경각심을 군민들에게 환기시키고 있다. 이 기회에 함께 고통을 나누고 동참하는 의미에서 양돈농가들의 작은 나눔도 필요할 것 같다.

가정이 그립고 가족의 그리움이 명절에는 몇 갑절로 더해진다고 한다. 우리 민족은 어려울수록 서로 나눔을 베풀어 왔다. 주변을 살피고 함께 어려움을 나누는 정이 이 추운 설날의 한파를 조금이나마 녹여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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