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명칭을 놓고 무안군과 지역 예술인들간 대립각을 세워 왔던‘무안군 미술관’이 무안군의 의지대로‘무안군 오승우미술관’으로 명명 추진돼 미술관 완공 2년만에 곧 개관식을 갖고 문을 열게 됐다.

무안군은 더 이상 개관이 미뤄 질 경우 오 화백이 그림 기증을 철회할 수도 있어 방치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의회는 반대 의원도 없지 않았으나 지난 5일 제186회 임시회 2차 정례회에서‘무안군 오승우 미술관 관리운영조례안’을 원안 통과시켰다.

이로써 집행부는 의지만 있으면 군민의 뜻에 반하더라도 안될 것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 반면 의회는 명칭을 두고 일 년여 동안 미뤄 온 자체가 집행부 발목잡기에 불과한 꼴을 스스로 초래한 셈이 됐다.
그래도 미술관 명칭에서‘오승우’화백 이름을 빼야한다는 입장의 군민과 지역예술인들은 의회를 믿었다. 여기에는 지난 5대 의회에서 미술관 명칭과 관련해 지역 예술인들의 반발이 커지자 의회는 조례안 통과 이전에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약속을 했었다.

하지만 6대 의회는 약속을 져버리고 무안군과 담합을 보여 줬다. 무엇보다 6대 군의회 의원 7명 중 5명이 5대 의원을 지낸 재선이고 보면, 이들 의원들이 당시 반발에 지방선거를 의식해 미룬 약속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군민 대표 기구가 의회라면 이번‘무안군 오승우미술관’조례안 통과 당위성에 대해 예술인과 군민들에 설득력 있는 입장이라도 발표해야 맞을 듯 싶다.

명칭에 회의적 입장을 보인 사람들도 오승우 화백 그림 기증을 수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었다. 남농 화백이후 우리나라 예술원 회원 중 남도 유일한 생존 화백으로 그림 가치가 매우 높은 분께서 무안군에 그림 기증은 군민에게는 혜택이고, 훗날 지역을 벗어난 세계화 추세에서 볼 때 그 가치가 더욱 커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회의적 입장 사람들 주장도 전혀 무시해서는 안됐다. 군미술관이 개관되더라도 인구가 적은 농어촌 특성상 적자 운영이 불가피한 데 구태여 특정인의 이름을 넣어 지역 예술인들의 자존심을 구길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더구나 지역 예술인들과 아무런 인연도 연고도 없는데 가치로만 평가해 군미술관에 특정인 이름을 삽입할 경우 후세들은 오 화백을 지역 대표자로 여길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오 화백의 이름을 군미술관에 넣지 말고‘무안군미술관’으로 명명한 뒤 미술관 내에 오 화백의 그림전시관을 따로 마련해 주자는 주장이다. 자칫 미술관이 활성화가 안될 경우‘무안군 오승우미술관’명칭보다는‘무안군 오승우박물관’이 맞을 수 도 있다는 것. 특히, 오 화백 그림이 무안에만 기증돼 있지 않고 인근 목포에도 일부 기증된 점도 희소성이 낮다는 설득력도 공감이 간다. 

이처럼‘무안군 미술관’이 명칭을 두고 갈등을 빚은 데는 무안군의 투명하지 않는 행정에서 비롯된 점이 크다. 57억원 예산이 소요된 사업이었는데도 공청회나 토론회 한번 갖지 않고 무안군은 2003년 당시 국내 대표 서양화가 오지호 화백 자제인 오승우 화백(화순 출신)의 작품 104점을 기증받는 조건으로‘무안군 미술관’건립을 수립됐다.

대신 군은 미술관 명칭에 오 화백의 이름을 넣겠다는 약속을 했으면서도 쉬쉬해오다 지난해 1월 건물 완공을 앞두고서야‘무안군 오승우 미술관’으로 명명했음이 알려졌다. 완공된 미술관에는 현재‘무안군 오승우 미술관’으로 새겨 천으로 덮어 둔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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