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안의 농촌은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할 만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4월말부터 양파 작업과 마늘수확, 고추묘 이식, 그리고 모내기 등이 한꺼번에 겹친다.

그러나 이들 작업이 제때 이루어지지 못해 매년 농민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모두가 인력난 때문으로 5∼6월만 되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인건비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는 장마시기와도 밀접하다. 최근 장마가 예년에 비해 3-4일 빨라지면서 들녘에 캐 놓은 양파들을 거둬들이지 못한 농민들의 가슴을 까맣게 태워가고 있다. 이를 악용한 인부들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할만큼 요즘 무안 인력시장 인건비는 천정부지이다. 결국 농민들의 하소연은 농사지어 인건비로 모두 날리고, 인부들이 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소득보다는 높다는 우스개 소리까지 나올 정도이다.
하지만 행정도 별 대안이 없는 듯 싶다. 갖은 대책에 골머릴 싸매면서 2007년 당시 인력직거래사업을 추진해 봤지만 인력시장의 인건비를 따라갈 수 없어 무산됐다. 결국 할 수 있는 방법은 민·관·군이 동원된 일손돕기가 전부이다.

그렇다고 기계화가 대안이라고 기다릴 수는 없다. 경지정리가 안된 밭작물 기계화는 아직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수도작은 그래도 기계화가 가능해 물벼로 바로 수매하여 노동비 절감이 된다. 하지만 밭작물은 노동비 절감을 위해 비닐멀칭이 일반화 돼 있고, 기계화는 비닐멀칭이 이루어지지 않아야 하는 반대의 농법 실정이다. 여기에다 대고 기계화를 외친다는 것은 억지이다.

그나마 다행은 최근 일부 관내 농협에서 양파 톤백 저장시설이 되고, 행정을 중심으로 양파 수확기 개발에 따른 시연회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아 작은 기대를 걸수 있는 건 희망이다. 


어찌됐든 농민들은 현재 생산비도 못 건지는 가격에서도 천정부지의 인건비도 마다하지 않은 채 작업을 한다. 더구나 인건비 상승에 비해 인력시장은 갈수록 노령화가 돼 높은 인건비만큼의 작업을 소화해 내지 못하는 것이 더욱 안타깝다.

이꼴저꼴 싫으면 농사를 짓지 않으면 된다고 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우리 부모 세대는 농사가 평생 가져 본 직업이다. 때문에 노인천국을 지향하는 무안군이 노후 농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용역을 비롯해 각종 토론회 등을 통해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아 나가 주었으면 한다. 자매결연 자치단체의 인력지원, 관내 대학생 농번기철 한시적 인력은행 운영 등 농번기 때만이라도 공공근로사업을 일시 중단하는 것도 바람직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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