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가뭄, 우박, 폭설 기상재해 잇따라
온난화 등 기후변화 적응 마스터플랜 필요

최근 몇 년 사이 무안에도 ‘기상관측이래 최고’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화석연료 사용과 오존층 파괴에 따른 지구온난화로 수온이 상승, 엘리뇨·라니뇨 현상이 반복되면서 예측할 수 없는 기상재해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7일 무안에 내린 시간당 77mm의 비는 기상관측이래 최고였다. 이 비로 인해 무안에서는 30억원이 넘는 공공시설과 사유시설 및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또 15∼16일과 21일에도 시간당 50mm가 넘는 비가 천둥번개를 동반, 곳곳에 쏟아져 채 복구도 끝마치지 못한 피해주민들의 가슴에 또다시 깊은 상처를 남겼다.
“빗소리만 들어도 겁이 난다. 번갯불에 책도 읽겠더라”는 주민들의 하소연은 마치 열대우림 기후에 살고 있는 착각마저 갖게 했다.

그러나 한달 전만 해도 무안은 10개월간 지속된 가뭄 때문에 식수와 농업용수가 부족해 제한·운반급수를 받고 간척지 논에선 염해 피해가 발생했다. 불과 몇달 사이 ‘건기와 우기’라는 극과 극을 체험했다.

 

지난 5월26일엔 몽탄·일로에 직경 2cm 안팎의 우박이 10여분간 쏟아졌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에게도 이런 우박은 난생처음으로 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크기에 지역도 광범위했다. 잎담배와 고추, 매실, 배, 무화과 등 107농가 73.7ha 농경지에서 1억원이 넘는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2005년 12월엔 한달 내내 눈이 내렸다. 비닐하우스, 축사, 공장이 속절없이 무너지면서 198억원에 이르는 피해가 발생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바 있다. 그해 12월4일 쏟아진 눈은 첫눈이었지만 30cm이상 내렸고 20일 동안 내리다 그치다를 반복하면서 100cm넘는 누적적설량을 기록했다. 이 또한 기상관측이래 최고였다.

태풍 피해를 자주 비켜갔던 무안은 ‘축복 받은 땅’으로 불렸지만 갈수록 심화되는 기상재해는 피하지 못하는 양상이다.

한반도 평균기온이 지난 100년간 세계 평균보다 2배 빠르게 상승하고 최근 30년간 겨울철 기온이 1.9℃ 상승하면서 재해성 기상이변이 급증하는 등 기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무안도 기상이변을 포함한 ‘기후변화 적응 마스터플랜’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양파, 한라봉, 녹차 등 작물재배지가 북상하고 신종 병해충이 증가하는가 하면 고온과 황사로 가축 생산성이 저하되는 등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온난화에 적응하는 신품종 육성, 열대 대체작물 개발 등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역량 강화 및 그에 대응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또 기상재해에 대비한 하수도, 하천 정비 및 각종 건축물 설치가 설계단계부터 최악의 상황을 감안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자연재해로 발생한 민간피해에 대해서는 거의 지원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정부는 보험회사와 협의해 정부와 지자체가 보험료의 일부를 지원해 주면서 주택과 축사, 비닐하우스 등 농업시설물은 풍수해보험에, 농작물은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정부가 보험료를 일부 지원하더라도 이들 보험이 1년 소멸성인데다 면적에 따라 보험료만도 수십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해 농민들이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보험제도 개선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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