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농업 희망찾기(7) 해제면 덕산리 ‘우리농장’
비싼 값에도 소비자 선호… 품질이 최우선
공판장→식당직거래→인터넷, 판매망 진화

WTO·FTA 등으로 국제사회의 무역장벽이 허물어지면서 경쟁력이 약한 우리나라 농업이 큰 타격을 입고있다. 농산물 수입개방 압력이 높아지고 원자재 값 상승 때문에 한국 농업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걷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때일수록 그 속에 희망은 있는 법. 본지는 2009년 소띠 해를 맞아 묵묵히 희망을 갖고 농업에 매진하고 있는 관내 영농법인과 단체를 탐방해 그들의 성골비결과 애로사항을 들어본다.(편집자주)

비싼 값에도 소비자 선호… 품질이 최우선
공판장→식당직거래→인터넷, 판매망 진화

(7) 해제면 덕산리 ‘우리농장’

비싼 값에도 소비자 선호… 품질이 최우선
공판장→식당직거래→인터넷, 판매망 진화

“널뛰기 채소 값 때문에 생산비도 못 건질 때가 있었죠. 싸고 비싸고의 문제가 아니라 안정적인 가격에 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인터넷 오픈마켓 ‘옥션’에서 ‘절임배추’ 판매율 1위를 3년 동안 고수하고 있는 해제면 덕산리 ‘우리농장’ 이두범(43)씨는 맛있는 농산물로 승부하면 비싼 값에 얼마든지 판로를 개척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공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우중공업에서 7년 동안 근무했던 이씨는 평소 꿈이었던 농장운영을 목표로 1992년 고향 해제에 귀농, 수박·배추·무·쌈야채 등을 재배해 광주 각화동 공판에 내다 팔았다.

어렸을 때부터 농장을 운영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기에 그만의 농법을 연구해 왔던 이씨는 요소를 전혀 사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토양해충방제도 일절 삼가면서 땅심 살리기에 주력했다.

2∼3개월 정도 걸리는 가을배추 재배를 위해 1년 내내 땅을 놀린다. 일부러 잡풀이 무성할 때까지 방치하고 씨가 맺히기 전 밭을 갈아 엎어준다. 매년 한번씩 볏짚을 넣어주는 것도 잇지 않는다. 잡풀이 무성한 이 씨의 밭을 보고 주위에서는 “두범이가 망했다더라”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지렁이가 넘쳐나는 비옥한 땅에서 자란 배추는 달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하지만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폭락의 여파는 피할 수 없었다. 좋은 제품이 제값을 못 받는 경험을 하고 나서 그는 크게 실망했다.

“우리농장 배추가 언제 나오는지가 상인들의 관심사일 만큼 품질만은 최고였습니다. 공판장에서도 항상 최고 가격을 받았죠. 그래도 생산비를 건지지 못할 때가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오죽했겠습니까.”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1998년부터는 식당을 찾아다니며 직거래에 나서기로 했다. 그때부터 생산품목도 배추로 단일화하고 무안을 비롯해 목포, 영광, 함평, 나주, 영암 등 인근 지역 식당을 찾아다니며 생배추 납품을 시작했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하루 일과의 80%를 영업에 매진했고 차츰 납품하는 식당이 늘어갔다. 이씨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학교, 병원 등 대형 납품처를 개척해 나갔다.

또 2000년부터는 절임배추 판매에 나섰다.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납품하는 식당에 샘플을 갖다주고 사용을 권유했지만 쉽지만은 않았다.

“절임배추는 수입이다. 비위생적이라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더군요. 한번은 배추가 너무 달다. 설탕을 넣었다며 계약을 해지한 곳도 있었어요. 그래도 꾸준히 노력한 결과 절임배추를 사용하는 거래처가 늘어갔습니다.”

하지만 관리 구역이 넓은 탓에 하루에 3차 이상을 배달하는 것이 불가능했고 학교나 병원 등 대형 납품처는 기관장이 바뀌면 아는 사람 것을 써준다며 계약이 해지되기 일수였다.

“농사 참 힘들구나. 산 넘어 산이다.”는 생각을 하며 좌절도 했던 그였다. 이 씨가 돌파구로 찾은 것은 인터넷 판매였다. 2007년 처음 인터넷 오픈마켓인 ‘옥션’에 우리농장 절임배추가 등장했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3일만에 준비한 물량이 모두 품절됐고 예약까지 받아 과거엔 1년 팔 물량을 5일만에 주문 받았다.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이 씨의 절임배추를 먹어본 소비자들의 격려 전화도 쇄도했다. 서울에 사는 한 할머니는“맛이 살아있다. 감동적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1년 내내 아삭한 맛이 살아있는 배추를 만들기 위해 소금량을 적절히 조절하는 노하우도 습득했고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질소비료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단단하고 고소한 배추 맛에 있었다.

그래서 그의 절임배추는 무척 비싼 값에 팔린다. 가격이 많이 떨어졌던 지난해 일반 절임배추가 20kg 당 1만5천∼1만6천원에 팔렸지만 이씨의 배추는 2만2천∼2만3천원을 받았고 3년 연속 옥션 판매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7ha(8천평) 밭에서 직접 기른 배추를 전량 절여 연간 1억2천만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생배추로 팔 경우 3천만원정도 올릴 수익을 절임배추로 판매해 4배 가까운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나아가 이 씨는 본인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우리농장 종합쇼핑몰(www.wefarm.co.kr)을 더욱 확대해 김치와 관련된 식자재는 몰론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및 가공식품을 판매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서울에서 컨설팅을 받고 있고 이와 관련된 교육엔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이제 안전한 농산물에서 맛있는 농산물로 소비자 기호가 변화하고 있다”는 이 씨는“직거래에 비해 인터넷 판매는 고정성과 구매력, 신뢰도가 높아 단골 형성이 잘된다”며“우리농장 쇼핑몰을 활성화 시켜 지역 농산물을 소비해 주고 저와 비슷한 도전을 하고 싶은 이가 있다면 꼭 컨설팅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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