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직접 자치단체장을 선출하는 지방자치시대가 개막된지도 14년째가 되었다.

그동안 지역주민들의 의식수준도 많이 변화되었고, 지방행정에 대하여 거는 기대감은 물론이요, 행정서비스의 요구수준도 폭 넓게 커지고 다양해졌다. 그만큼 지방행정이 책임지고 수행해야할 공적책임 영역이 커졌고,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러니 지방행정을 이끌어 가는 단체장이나 공직자들은 그 심적 부담과 책임져야 할 일에 대하여 얼마나 무거운 중압감에 시달리겠는가 가히 짐작이 간다. 더군다나 무안군의 경우는 그 어느 자치단체에도 비교할 수 없을만큼 행정의 여건과 주변환경의 변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서 파생되는 행정수요를 감당해 나가기에는 더욱더 어렵고 벅찬 부분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청소재지로서 신도시를 중심으로 발생되는 개발수요와 인구유입에 따른 새로운 행정수요, 새로운 지역개발 모델로 주목받는 기업도시건설사업, 국제공항개항과 관련한 새로운 투자환경과 행정여건의 변화는 무안군 행정에 대하여 특단의 결단과 자기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이런 현실에 직면하여 과연 무안군 행정당국이 적절하고도 효과적인 대응 태세를 갖추고 뼈를 깎는 변화와 혁신을 도모하고 있는지를 짚어봐야 할 일이다. 만약에 미흡한 점이 있다면 돌파구가 될 대안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 이 글을 쓴 취지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행정수요가 발생하게 될 때마다 행정기구를 증설하고, 공무원 수를 늘리는 방식이 손쉽게 이루어져 왔다. 물론 그런 조치들이 불가피한 일이기도 했고, 새로운 과업수행을 위해 그 과업을 담당할 공무원 정원을 늘리지 못할 경우 그 단체장을 무능한 상사로 치부해 버리는 경향도 없지 않다.

그러나 지방재정여건을 볼 때 자체수입만으로는 공무원 인건비 충당도 어려운 형편에서 새로운 행정수요가 발생했다고 해서 무작정 행정기구와 공무원 수를 늘린다는 것은 신중하게 판단해서 조치해야할 문제인 것만은 분명한 일이다. 공무원 수를 증원한다거나 재정부담을 크게 늘리지 않고도 급증하는 행정수요와 산적한 지역의 과제들을 효과적으로 처리해 나갈 대안이 있다면, 그 방안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필자는 그 해법으로 민간부문의 경영원리와 민간자본을 행정에 접목시키는「행정의 경영화」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민간기업의 경영원리는「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윤을 창출」하는 것이다. 행정에 이 원리를 도입할 경우「최소의 재정부담과 인력으로 최대의 행정서비스와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민간부문의 경영노하우와 민간자본을 행정에 접목시키는 경영행정방식은 이미 선진제국에서 보편화되고 계속 확대되어 가는 추세에 있다. 우리나라도 제도적인 토대가 어느 정도 마련되어 있고, 부분적으로 정책화되어 기초단계이긴 하지만 이미 시행되는 사례도 있기 때문에 자치단체장의 확고한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확대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민간부문을 활용한 경영행정을 시행할 경우, 먼저 민간부문이 공공서비스의 공급을 일부 분담함으로써 행정의 책임영역이 그만큼 축소되어 재정부담이 줄어들 뿐아니라 공무원 수를 늘리지 않고도 늘어나는 행정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그밖에도 민간의 자금력과 경영기법을 활용하여 공공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고, 민간부문의 투자기회를 적극 제공하여 고용증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며, 고객우선의 기업정신이 행정에 접목되어 주민에 대한 봉사기능 또한 질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행 제도하에서 민간부문의 경영원리를 행정에 접목시키는 방법과 근거로는 △행정권한의 민간위탁에 관한 법규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지방공기업 관련 법규 △민자유치 촉진을 위한 관련 법규 △기타 여러 개별 법에 민간참여 범위가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국가차원의 제도와 정책하에서 무안군의 경우도 쓰레기 종합처리장을 민간기업위탁 방식으로 설치·운영한다거나,「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면서 노인들에 대한 재가복지서비스를 비롯한 요양시설, 요양병원 운영을 민간법인이나 재단에 위탁하여 운영하는 사례가 있으며 민관 합작으로 설립한「황토랑유통공사」 운영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경우가 다르기는 하지만 기업도시건설사업도 공공사업의 성격을 가진 도시개발을 민간기업의 자본과 경영원리를 접목시켜 추진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유사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새롭게 부각될 행정수요 가운데 민간부문을 활용하여 수행할 수 있는 분야는 실로 다양하고 광범위하다고 본다.

급격한 도시화의 진행과 새로운 인구유입에 따라 파생될 수 있는 ① 생활쓰레기 처리 및 청소 대행 ② 공공주차관리 서비스 ③ 어린이 보육서비스(공공법인) ④ 새로운 복지수요, 위생보건관련 서비스, 개발수요의 급증에 따른 ⑤ 공공택지조성공급 및 각종 공공개발수요에 대처해나갈 공영개발 ⑥ 지역정보 종합관리센터 ⑦ 연방죽 관리 및 백련축제를 포함한 도심공원조성·관리) ⑧ 농물유통서비스의 확대 ⑨ 지역산물 수출대행 서비스 ⑩ 향토산업육성을 위한 가공산업 개발 ⑪ 공공묘지 조성 ⑫ 주민고충 수렴 처리 옴브즈맨 등등.

그밖에도 지역내에 잠재되어 있는 인적자원과 인재를 발굴하여 적극적으로 역할 또는 동기를 부여하여 지역사회와 행정발전에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도 행정이 안고 있는 부담을 덜어주는 길이다.
예를 들어서 마케팅능력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 수출개척에 경험이 있는 사람, 백련·고구마·양파 등을 이용한 가공식품 제조기술을 보유한 사람, 특별한 농업기술이 있는 사람 등과 같이 지역 내에는 다양한 인적자원 및 인재들이 잠재되어 있다.

그들을 발굴하여 격려하고 참여의욕을 불어 넣어주기 보다는 오히려 행정당국이 부지부식간에 그들을 내팽개치고, 방치하고, 규제하는 식의 대우를 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 봐야 한다. 행정의 영역이 넓어지고, 커지면 커질수록 이런 지역내 인적자원들을 소중히 챙기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함을 명심해야 한다.

행정현상을 좀 더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연구적으로 검토해 볼 경우, 민간부문의 노하우와 자본을 접목하여 양질의 행정서비스 및 행정성과를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는 부문이 무궁무진하게 잠재되어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만 봐도 민간부문과 손을 잡고 다양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가 수천 개에 달할 정도로 보편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면관계상 민간부문을 행정에 활용할 수 있는 제목 몇 가지만을 나열했지만 구체적인 실행방안에 대해서는 무안군 행정당국이 의지를 가지고 수행해 나가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필요할 경우 차후 필자가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쪼록 무안군 앞에 직면하고 있는 수많은 과제들을 효과적으로 해법을 찾아 헤쳐 나아가기 위해서는 민간부문의 경영기법과 자본을 접목시키는「경영행정의 확대」가 절실하다.

무안군이 지향하는 자치행정의 미래는 행정의 경영화 정도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행정내부의 조직과 행정수행방식의 경영화 방안도 생각하는바가 있지만, 지면관계로 언급하지 못했음을 유감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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