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농업 희망찾기(6) 몽탄면 사창리 ‘우리농산영농조합법인’

WTO·FTA 등으로 국제사회의 무역장벽이 허물어지면서 경쟁력이 약한 우리나라 농업이 큰 타격을 입고있다. 농산물 수입개방 압력이 높아지고 원자재 값 상승 때문에 한국 농업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걷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때일수록 그 속에 희망은 있는 법. 본지는 2009년 소띠 해를 맞아 묵묵히 희망을 갖고 농업에 매진하고 있는 관내 영농법인과 단체를 탐방해 그들의 성골비결과 애로사항을 들어본다.(편집자주)

양파즙 등 지역 농산물 판매로 연 8억 매출… 농산물 제값 받으려 직접 가공·판매 나서

“10년 전 귀농해서 첫 농사를 지었는데 쌀 농사 660㎡ 당 20만원 남더라구요. 농사를 몰랐던 저로서는 허망했죠. 그래서 농산물을 가공하고 직접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양파즙, 절임배추, 쌀 등 친환경농산물 판매로 지난해 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어머니의 고향 몽탄에서 작은 성공의 기쁨을 맛보고 있는 사창리 우리농산영농조합법인 대표 김동채(54) 씨는 1.5차 가공과 함께 직접 판매에 나선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대기업 건설회사에서 11년 동안 근무하며 남부럽지 않게 생활했던 김씨는 틀에 박힌 직장생활이 싫어 1993년 회사를 그만 뒀다. 퇴직금을 털어 경기도 부천에서 닭고기 도매업을 시작했던 그는 IMF를 겪으며 납품업체의 부도로 결국 퇴직금 1억5천만원을 고스란히 날리고 1998년 그가 유년시절을 보냈던 몽탄으로 귀농했다.

태어난 곳은 청계면이지만 어머니 고향인 몽탄에서 터를 잡은 김씨는 목포 택시회사에 취업했다. 좌절도 있었지만 포근한 시골에 내려와 부인 최경화(44)씨와 함께 틈틈이 농사도 지으며 실패의 상처를 서서히 치유하던 김씨.

꼼꼼한 성격 탓에 농사일지를 작성했던 그는 무척이나 놀랐다. 그 해 지은 쌀 농사로 벌어들인 수익이 660㎡ 당 고작 20만원에 불과했던 것이다.

“나보다 집에 있던 마누라가 고생을 많이 했는데 얼굴 볼 면목이 없더군요. 콩이나 마늘, 양파 등 자식처럼 키운 농산물이 장사꾼 시세에 놀아나 이렇게 싸게 팔려도 되나? 그때서야 농민들이 어렵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조금이라도 농산물 값을 더 받을 방법이 없을까?”고민하던 김씨는 도시 생활을 하며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들과 친척들에게 그가 생산한 농산물을 직접 팔기로 마음먹었다. 또 주위에서 생산되는 양파즙을 위탁받아 판매하기 시작했다. 오십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이용해 판로도 개척했다.

그러기를 4년. 서서히 판매 농산물이 입소문을 타고 전국에 팔리게 됐고 고정 고객도 꾸준히 늘어났다. 그래서 김씨는 택시 영업을 그만 두고 본격적으로 농사와 농산물 가공에 뛰어들었다.

3.3ha(1만평) 친환경농사도 지으며 여기에서 나온 농산물로 양파즙, 칡즙, 배즙, 가시오가피즙, 흙염소즙도 만들고 고추는 고춧가루로, 콩은 메주와 청국장으로, 배추는 절임배추로 만들어 판매했다. KT·국세청·철도청 등 공공기관 홈페이지 벼룩장터에서도 그의 농산물이 판매됐다.

“우리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인기가 좋습니다. 배추도 아삭하고 쌀은 찰지죠. 좋은 농산물을 내놓으니까 먹어본 소비자들이 판촉사원이 됐어요.”

주문이 늘면서 그는 마을에서 생산되는 마늘이며 양파, 쌀, 찹쌀, 고추, 콩까지 판매하고 있다. 장사꾼보다 좋은 값을 쳐주니 주민들도 대 만족이다.

본격적으로 영업에 뛰어든 지 3년만인 지난해엔 연매출 8억원을 올렸다. 집에 있는 창고를 개조해 만든 공장에서 올리는 매출치곤 놀라운 것이었다. 가공을 거친 농산물은 가격폭락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이제 마늘과 양파, 자색고구마와 양파를 혼합한 즙을 개발해보고 싶다는 김씨는 농업기술센터, 농관원, 친환경단체에서 하는 영농교육은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배울 게 많기 때문이다.

“나만의 노하우를 축적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배우고 있죠. 농민들도 많이 배워서 수확도 늘리고 품질도 향상시켜야 합니다. 농민이 자신 있게 내놓은 상품이라야 소비자도 믿고 사게되는 것이죠.”

“저온창고와 공장도 늘리고 절임배추를 넘어 완전 김장김치를 담아 판매해보겠다”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는 김씨는“농민 스스로 만족하는 농산물을 생산해야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며“내일은 오늘보다 조금 더 낳아지려는 욕심을 자꾸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우리농산영농조합법인 김동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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