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농업 희망찾기(4) 운남면 내리 ‘한아름영농조합법인’

WTO·FTA 등으로 국제사회의 무역장벽이 허물어지면서 경쟁력이 약한 우리나라 농업이 큰 타격을 입고있다. 농산물 수입개방 압력이 높아지고 원자재 값 상승 때문에 한국 농업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걷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때일수록 그 속에 희망은 있는 법. 본지는 2009년 소띠 해를 맞아 묵묵히 희망을 갖고 농업에 매진하고 있는 관내 영농법인과 단체를 탐방해 그들의 성골비결과 애로사항을 들어본다.(편집자주)

(4) 운남면 내리 ‘한아름영농조합법인’

자색고구마음료‘자미원’연간 10억 매출 달성
고구마의 모든 것 만드는 종합가공단지 건설‘꿈’

“자주(紫朱)색에는 놀라운 힘이 있습니다”

자색고구마와 사랑에 빠진 운남면 내리 월악마을 한아름영농조합법인 대표 이덕한씨(55)는 건강을 지향하는 현대인들의 욕구에 맞춘 기능성 자색고구마음료로 연간 1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어려웠던 시절을 딛고 농업에서 새 희망을 찾고 있다.

자주색 농산물에 많이 포함되어있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인체에 잘 흡수되도록 특수 가공한 자색고구마음료‘자미원’을 국내 11개 유통업체에 납품하고 직접 판매도 하고 있는 이씨는 나아가 자색고구마음료를 세계적으로 히트시키고 무안에 지역특화산업으로 고구마 종합가공단지를 건설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다.

젊었을 적엔 묘목을 생산, 판매하면서 남부럽지 않은 소득을 올렸던 그는 1983년 농업용 효소공장을 운영하다 그동안 모은 돈을 모두 날린 것도 모자라 5천만원이라는 큰 빚을 지게됐다.

정직하게 살아왔던 인품 덕에 주위의 도움으로 운남에 땅 3만3천㎡(1만평)를 매입해 고구마와 마늘, 양파농사로 재기에 성공했지만 또다시 하우스 농사에 뛰어들면서 번돈을 모두 날렸다.

그러던 중 1992년 우리나라에 첫 선을 보인 자색고구마를 작물과학원 목포시험장으로부터 공급받아 시험포장을 운영한 것이 인연이 돼 자색고구마와 사랑에 빠지게 된 이씨.

“당시 국내에선 자색고구마가 낯선 작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외국에서 내놓은 연구논문을 보고 익히 자색, 즉 안토시아닌 성분이 사람 몸에 엄청나게 좋다는 건 알고 있었죠. 희망이 눈에 보였고 그래서 자색고구마 재배에 뛰어들게 됐습니다.”

그러나 몸에는 좋지만 맛은 별로였던 자색고구마는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당시 일본에선 자색고구마 공급이 소비를 못따라 갈 만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었지만 국내 사정은 달랐다.

그래서 이씨는 가공에 눈을 돌리기로 했고 2002년 자색고구마음료‘자미원’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

2004년 춘천에 있는 (주)파마코제네칩스에 의뢰해 인간 간세포를 이용한 효능테스트를 통해 얻은 결과는 놀라웠다. 일반 자색고구마즙의 항산화능력에 비해 이 씨의‘자미원’은 8.5배나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핵심기술은 인체에 잘 흡수되지 않는 안토시아닌을 특수발효공법으로 만들어 체내 흡수를 원활하게 만든데 있었다.

그러나 ‘자미원’은 비싼 가격과 낮은 인지도로 판로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유명한 대학교수도 이 사업을 만류했습니다. 먹어보면 정말 좋다는 걸 아는데 거들떠보지도 않더군요. 좋은 제품 만들어 놓고 팔 길이 없어 답답했죠.”

그래서 그는 병으로 생산하던 자미원을 파우치백으로 전환해 생산단가를 낮추고 뚜벅이 홍보에 나섰다.

안토시아닌, 식이섬유, 알라핀 칼륨 및 각종 비타민이 함유된‘자미원’은 술 마시기 전후에 마시면 숙취를 예방하고 구취(술냄새)가 사라지며, 변비치료 및 숙변 제거, 고혈압과 지방간 개선에 효과가 탁월했기 때문에 먹어본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결국 판로가 개척되기 시작했다.

지금은 이그린큐, 정우당, 유기플러스, 유기마켓, 참살이 등 국내 내놓으라는 유통회사 11곳과 납품계약을 맺고 OEM방식으로 판로를 확보하는 한편, 인터넷 등을 통한 직접 판매에 나서면서 2006년까지 적자를 면치 못하던 사업이 2007년 5억원 매출에 이어 지난해엔 10억원을 올리면서 흑자로 전환됐다.

또 지난해 3월엔 KBS‘생로병사의 비밀’에 이씨의‘자미원’이 자색고구마를 생식하는 것보다 혈당강하에 월등한 효과가 있다는 내용이 방송되면서 매출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특히, 한아름영농조합법인과 계약재배를 맺은 농가들은 편하게 농사지으면서도 높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 밭 로터리에서 모종정식, 순치기, 수확, 운송까지 영농법인에서 도맡아 해주고 연말에 이러한 비용을 정산한 후 660㎡(1마지기)당 100∼160만원을 지급해주고 있다.

나아가 이씨는‘자미원’이 탁월한 항산화기능은 물론 항소염작용까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에 대한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해 세계적인 상품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는 올해부터 3년 동안 농림부로부터 5억원을 지원 받아‘자미원’의 성분을 분석, 특수발효공법이 자색고구마의 성분을 어떻게 변환시켰고 어떠한 작용을 하는지 알아내기로 했다. 은행나무에서 추출한‘징코민’이 세계적인 혈액순환제가 된 것처럼 발효 자색고구마에도 이러한 물질이 분명히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고구마는 물론 굼벵이 먹은 고구마까지 소비할 수 있어야 농민의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되고 소비자는 값싸게 공급받을 수 있다”는 이씨는“선식, 와인, 소주, 막걸리, 주스, 빵 등 고구마로 만들 수 있는 모든 것을 무안에서 생산하는 고구마종합가공단지를 건설하는 게 꿈”이라며“규모화를 통한 생산, 가공, 유통활성화로 농민들의 소득 증대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한아름영농조합법인 이덕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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