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농업 희망찾기(2) 폴리페놀 보약 쌀‘그린파머스영농법인’
웰빙 넘어 로하스(LOHAS)로… 상위 3% 공략
연매출 10억 달성, 수출전문 영농회사 도약‘꿈’

WTO·FTA 등으로 국제사회의 무역장벽이 허물어지면서 경쟁력이 약한 우리나라 농업이 큰 타격을 입고있다. 농산물 수입개방 압력이 높아지고 원자재 값 상승 때문에 한국 농업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걷고 있다. 그러나 어려운 때일수록 그 속에 희망은 있는 법. 본지는 2009년 소띠 해를 맞아 묵묵히 희망을 갖고 농업에 매진하고 있는 관내 영농법인과 단체를 탐방해 그들의 성골비결과 애로사항으로 들어본다.(편집자주)

▲ 2005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김성원씨가 도입한 항공방제 헬기.

“웰빙(Well-Being)을 넘어 로하스(LOHAS: 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에서 희망을 찾았습니다”

급변하는 소비자들의 패턴에 맞춰 기능성 농산물로 부유층을 공략해‘억대 부농’의 꿈을 실현한 그린파머스영농조합법인 김성원(39, 망운면 피서리)대표.

요즘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로하스’는 개인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웰빙’을 넘어 환경과 사회전체가 건강한 생활을 지속적으로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라이프 스타일로, 웰빙보다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패턴 변화에 부응해 생산한‘폴리페놀’쌀과 고구마를 대형 유통업체와 홈쇼핑에 납품해 지난해 매출 10억원을 달성한 젊은 농사꾼 김씨는 나아가 자신의 영농법인을 수출전문 회사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갖고 있다.

지금은 선도 농업인 반열에 올라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그지만 처음 그의 꿈은 농기계를 수리하는 것이었다. 어렸을 적 농사일을 도우면서 비싼 농기계 수리비 때문에 걱정하던 부모님을 돕기 위해서다. 그래서 직업훈련을 받고 1993년부터 7년 동안 무안에서 농기계 수리점을 운영했던 김씨. 하지만 외상 거래가 많아지면서 뜻하지 않은 마찰을 겪자 결국 수리점을 접고 농사에 전념했다.

“농사꾼은 농사로 승부해야한다”는 생각에 전국 각지를 돌며 농업의 블루오션을 찾던 그에게 2004년 귀가 번쩍 뜨이는 희소식이 찾아왔다. 김씨에게 도움을 주고 있던 목포대학교 조경학과 배은미 교수의 남편인 경북대 이원희 교수가‘폴리페놀’이라는 농산물 생육 촉진제를 그에게 소개했다. 늘“무엇을 어떻게 재배해야 하나?”라는 고민에 쌓여있던 그에겐 크나큰 행운이었다.

암이나 노화, 심장질환의 원인이 되는 활성산소를 없애 주는 항산화물질인‘폴리페놀’은 식품뿐만 아니라 의료용의로도 응용될 만큼 가치가 있었다.

“평범한 쌀에 폴리페놀이라는 보약을 먹여 기능성 쌀만 생산할 수 있다면 부가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망설일 것도 없이 당장 시험재배에 들어갔습니다.”

폴리페놀은 포도와 사과 등에도 함유돼 있지만 계절에 따라 구하기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어 매일 먹는 밥을 통해 폴리페놀을 공급할 수 있다면 히트는 따 놓은 당상.

그러나 항상 처음은 시행착오가 있는 법. 2005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한 무인방제 헬기를 가지고 폴리페놀을 함유한‘LF-1(천연 식물영양제)’을 뿌렸지만 벼가 고사되는 위기를 맞았다.

“농약과 폴리페놀을 섞어 3만평의 논에 항공방제를 했는데 벼가 고사돼 농사를 망치기도 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농약과 폴리페놀 배합비율을 잘못해 폴리페놀이 벼에 스며들지 못하고 굳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 허탈했죠.”

숱한 난관을 겪었지만 김씨가 재배한 폴리페놀 쌀은 건강하게 자랐다. 경북대학교의 성분 분석결과 김씨가 생산한 벼는 일반 벼에 비해서 폴리페놀 함량이 17% 이상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작물 스스로 병해충을 견디는 저항력이 높아져 농약 사용량을 60%나 줄였지만 오히려 줄기 당 낟알 수는 일반 벼에 비해 60∼70개가 더 많은 160∼170개에 달해 수확량이 30% 이상 높아졌다.

기능성 고품질 쌀 생산에 성공한 김씨는 유통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자신의 농산물이 어떻게 유통되는지 궁금해 광주 각화동 농산물 시장에서 하루종일 서성이기도 했다.

“내가 판매한 고구마가 저렇게 싼 값에 팔려도 되나….”김씨는 자신의 재배한 쌀과 고구마 등을 직접 팔기로 했다. 김씨는 먼저 폴리페놀 쌀을 홈쇼핑에 도전했지만 쉽지 않았다.

“농민이 유통업체나 홈쇼핑에 납품하려는데 왜 그리 거치는 단계가 많은지…. 느닷없이 나타난 중간브로커에게 돈도 많이 떼었어요.”

우여곡절 끝에 김씨의 기능성 폴리페놀 쌀은 2006년 홈쇼핑을 통해 첫 출시됐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은 가격에 상관없이 김씨 쌀을 구입하려 했고 일 주일여만에 4천만원의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당뇨병을 앓고 있던 한 유명가수가 김씨를 직접 찾아와 80㎏짜리 쌀 한 가마를 수백만원에 사갔다.

이후 김씨는 수도권 상위 3%를 겨냥한 판촉 전략을 세워 일반 쌀보다 2배 높은 가격에 판매하면서 지난해 그린파머스가‘경향닷컴 2008년 하반기 유망 브랜드대상’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60만㎡논에서 기능성 쌀 생산으로‘부농의 길’을 탄탄히 다진 김씨는 이제 좀더 큰 꿈을 향해 나가고 있다.

“기능성 쌀을 생산하고 수출하는 농업회사를 만드는 게 제 꿈입니다. 나아가 무안지역 일대를 기능성 농산물 수출농업 전진기지를 만드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김씨는 우선 무안에서 나는 마늘과 양파를 활용한 폴리페놀 마늘·양파를 생산하고 난 후 친환경 기능성 농산물 수요량이 늘어남에 따라 이에 적합한 생산시설장비를 보완해 친환경 농작물 생산단지를 조성, 수출길도 열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차곡차곡 실행하고 있다.

▲ 그린파머스 영농법인 김성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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