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규 (<사> 전국지역신문협회 광주·전남 회장)

▲ 이인규 (<사> 전국지역신문협회 광주·전남 회장)
뒤틀린 진실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달콤한 거짓은 때로 진실로 둔갑하며 시대의 진실은 거짓으로 매몰되기도 한다. 특히 세상이 혼란으로 가득할 수록 대중은 음모론에 열광하며 따라서 쉽게 선동된다.

앞날에 대한 부정적인 상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전면 부정적으로 예측하는 이에게 쏠린다. 믿고 싶은 사실이 곧 진실이 되는 것이다.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예언”이 설득력을 발휘하며 시장을 흔들고 있는 것을 보라.

소설과 드라마. 영화를 넘나드는 팩션(faction) 열풍은 조선의 풍속화가 혜원 신윤복의 性 정체성마저 뒤바꾸어 놓았다.

진실게임은 국정원 法 개정안을 놓고 與野가 설전을 펼치는 국회에서도 한참 진행 중이다.

국정원은 급변하는 안보환경 속에서 시대에 걸 맞는 정보기관으로 거듭 나기위해 法개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국정원이 이를 통해 정치사찰을 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를 따지기에 앞서 유난히 비관적인 논리로만 일관하고 있는 반대측의 주장을 유심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비관론이 가진 그 자체의 인력으로 국정원法 개정의 본래 취지는 국민에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세계는 경제ㆍ환경ㆍ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치열한 정보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이러한 新 안보시대에 발맞추기 위해 또한 국가위기를 조기 경보하고 예방하기 위해 국정원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하게 되는 것이다.

세찬 파도 속에 선두(船頭)의 방향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키잡이가 균형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야당 반대논거의 당부당 역시 따져볼 필요는 있다.

그동안 비현실적일 정도로 제한되어있던 法규정으로 인해 국정원의 업무영역은 매우 모호하였고 따라서 개정을 통해 명확성을 확보하여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에 부합하고자 하는 것임에도 오히려 기본권 침해를 운운하는 것은 설득력이 약하다.

또한 국정원法 및 직원法상 정치개입금지 조항을 두어 엄히 다스리고 있으므로 정치사찰 가능성의 논리 역시 타당하지 않다.

대중이 비관론 내지 음모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은 결국 두려움 때문이다. 나의 자유가 박탈되지는 않을지, 내 일거수일투족이 감시 받는 것은 아닐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미리 대비하고 안정을 얻으려는 것이 인간의 심리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는 이미 법치주의와 민주주의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국민은 능동적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며 국가 어느 기관도 법을 넘어서 활동할 수 없다.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더 이상 국민은 그렇게 나약하지 않다.

진실과 非 진실의 혼돈 속에 변치 않는 진실이 있다면 바로‘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무궁한 영광’을 바라는 마음은 하나라는 것이다. 격변하는 역사의 현장에 5천만 국민이 증인이다.

국정원은 과거의 행적에 대한 깊은 자성과“자유와 진리를 향한”진정한 헌신으로서 국민의 믿음에 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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