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기 전남대학교 교수(본지 논설위원)
이번 북경 올림픽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가 바로‘중국의 부흥과 대국주의의 부활’이다. 북경 올림픽이 개최되는 동안 중국 전역에는‘하나의 꿈, 하나의 세계’(同一個夢想, 同一個世界)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이 나부꼈다. 이는 중화민족의 대단결과 세계를 향한 꿈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것이었다.

중화민족주의는 올해 초 이미 그 싹을 내보였다. 지난 3월 티베트 유혈사태로 세계 여론이 악화하고 올림픽성화 해외봉송이 수난을 받으면서 중국인들은 단결하기 시작했다. 이후 5월 쓰촨(四川)대지진 대참사가 일어나자 중국인들은 국난 속에서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이며 다시 똘똘 뭉쳤다. 이윽고 세계 최고를 가리는 경쟁무대인 올림픽이 열리면서 중화민족주의는 실체를 드러냈다.

그 동안 중국은 온갖 굴욕을 극복하고 이번 올림픽을 통하여“평화롭게 국제사회의 강대국으로 우뚝 선다”는 화평굴기(和平堀起) 내지 대국굴기의 시대로 본격적으로 진입하였음을 만 천하에 선언하였다. 그 동안 중국의 대외정책의 기조는 등소평이 제창한 “칼날의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르자”는 도광양해(韜光養晦)였다.

년 10% 경제성장률, 외환보유고, 외국인투자유치 1위

그런데 중국이 가난한 사회주의 국가에서 년 10% 경제성장률, 외환보유고 및 외국인투자유치 1위, 대외무역액 세계 2위, 국민총생산(GNP) 및 국민총소득(GNI) 세계 4위의 대국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세계 중화자본의 투자가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1978년 이후 등소평에 의해 중국이 대외개방정책을 실시한 이후 동부 연해지역 광동성, 복건성, 산동성 등 조그마한 어촌 마을에 공장을 세우고 새로운 공업도시를 탈바꿈하는데 세계 화상(華商) 자본이 전체 외국인직접투자(FDI)의 80%를 차지하면서 경제발전을 주도했었다. 1991년부터 1993년까지 중국에 투자한 100대 기업 가운데 화상기업이 45개를 차지하였으며, 1979년부터 1993년 말까지 기업수로는 86.0%, 투자액으로는 88.4%를 보였다. 1995년과 1996년의 경우에는 중국에 투자된 외자 가운데 동아시아 화상들이 투자한 금액이 70%를 차지했고, 현재도 여전히 60%를 차지하고 있다.

화상이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으로 부각된 것은 막대한 경제력 때문이다. 화상자본은 현금과 채권 형태로 1조 5,000억 달러, 주식과 자산으로 5,000억 달러 이상을 보유해 유동자금 규모가 최소 2조 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거대한 자금동원 능력 때문에 국제 금융권에서는 동아시아 화교 상권을 미국과 유럽연합(EU)에 이은 세계 3위의 경제세력이라고 평가할 정도다. 또한 동남아에서 2,000만 명의 화상들은 이 지역 전체 자본의 70%, 역내교역의 2/3를 차지하며 중국 경제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브랜드로 글로벌화 본격 추진

이러한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화자본이 해외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07년 10월 중국 공산당 당대회에서 후진타오는 기업의 글로벌 경영을 적극 지원해‘글로벌 중국기업’,‘글로벌 중국브랜드’를 육성하겠다고 천명했다. 기업들도 이번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브랜드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글로벌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외환보유고 1조 달러 시대’로 진입하면서 외환보유고 운영의 효율성 제고, 과다 외환보유로 인한 부작용 해소 등 금융자본의 해외진출 필요성은 날로 커지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투자수익을 제고하기 위해 투자처를 다양화하고, 투자주체도 국부펀드·사모펀드·민영 금융기관 등으로 다원화할 계획이다. 2007년 9월말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자본금 2000억달러로 설립되어 2008년부터 해외투자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최대 연기금인 중국사회보장기금(자산규모615억달러)도 해외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러한 중국의 자본을 무안기업도시는 적극 유치해야 한다. 중국 최대 투자자인 화상 자본도 병행해서 유치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무안 기업도시는 상해, 절강성, 강소성 등 화상들이 대규모로 투자한 중국 화동지역과 가장 가까운 곳이다. 무안기업도시 내에 600만평 규모 한중국제산업단지는 중화자본에 의해 개발된다. 국내기업단지도 대중화그룹이 1주주로 참여가 예상된다. 무안기업도시는 한국의 해외 투자 1위 국가인 중국에 대하여, 반대로 한국의 무안에 중국 자본을 끌어와서 한중국제산업단지를 만든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러한 무안기업도시에는 차이나 시티가 들어 설 예정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차이나 타운이 없는 한국에 차이나 시티가 들어선다는 것이다. 이는 중국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화상들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매력적인 것이 아닐 수 없다. 한중공업단지의 중심에는 차이나 시티가 조성되는데, 이곳에는 비즈니스센터, 금융기관, 학교, 호텔, 병원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설 것이다. 이들은 세수확보와 고용창출 등으로 지역경제 발전에 효자노릇을 할 것이다. 무안에 들어설 차이나 시티는 보통 4-5 블록으로 형성되어 있는 차이나 타운 3-4 개를 합친 규모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는 싱가폴 등 동아시아 화인국가들을 제외하고 세계 최대 규모라 할 수 있다.

국내 최초 차이나타운 건설 무안 호기

세계 주요 국가의 대도시에는 차이나 타운이 들어서 있다. 미국의 뉴욕과 LA, 캐나다 뱅쿠버, 일본의 요코하마 등이 유명하다. 그 중에서 세계에 이름난 곳은 일본의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으로 가나가와(神奈)縣 요코하마(橫浜)市 야마시타(山下)町에 위치하고 있다.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은 1858년 “일, 미 우호통상조약”을 계기로 나가사키, 고베항 등 일본의 여러 항구가 개항되면서 1859년 7월 이후 중국인들이 요코하마에 입항하기 시작하면서 차이나타운이 자연 발생적으로 형성되었다. 1860년부터 미국인, 유럽인 등과 함께 창업을 시작하였으며, 1890년에는 요코하마 거주 화교 인구가 3,000명에 달하였다. 야마시타에는 약 5,000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고, 거주외국인은 약 2,500명(40개국)이다. 그 가운데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80%에 달하고 있다. 140년 전 처음 탄생된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은 현재 일본 최대의 중화요리점 거리로, 연간매상고가 약 500억円에 이를 정도의 번화가로 성장하였다. 차이나타운의 상징은 중화요리점이라 할 수 있지만, 이것이 차이나타운 전부는 아니다. 중화요리점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음식점과 상점이 있고, 이러한 모든 것들이 조화되어 차이나타운의 매력을 형성하고 있다. 요코하마 차이나타운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는 년간 약 1.800만 명에 달하고 있다.

무안에 건설될 차이나 시티는 국제적인 관광 명소로서 지역 경제발전을 견인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기대된다. 이곳은 중국과 관련 된 다양한 정치, 경제적 정보와 물류가 집중되어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도록 해야 한다. 무안의 친환경 자연자원과 어우러져 볼거리, 먹을거리, 살거리를 제공하면서 중국인 관광객을 비롯하여 외국인들이 많이 몰리는 관광명소로 만들 필요가 있다. 북경 올림픽 주경기장‘니아오차오’(巢) 건너 편에 자리한 중화민족원(中華民族園)의 다양한 문화컨텐츠를 활용하면 더욱 좋은 관광 명소가 될 것이다. 이 곳은 중국의 56개 민족의 문화와 문물, 풍습을 총 망라한 곳이며, 전통 음악과 무용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년 1800만명이 방문하는 일본 요코하마의 성공 사례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인근에 조성될‘미국타운’과 연계된다면 지역의 명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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