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기 무안신문 논설위원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08년 6월말 유럽 미술품 경매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작품이 탄생했다.

그런데 그 작품의 소재가‘연’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프랑스의 인상파 화가 클로드 모네의 1919년작 유화‘수련’이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인 8천50만달러(832억여원)에 팔렸다.‘수련(Le bassin aux nympheas)’은 모네(1840-1926)가 노년에 그린 대표적인 연작이다. 모네는 프랑스 파리 북부 지베르니의 저택에 연못을 만들어놓고 갖가지 수련을 키우며 이를 다양한 작품으로 그려냈다.

백련클러스터 구축 사업과 밀접한 관계 속에 추진되고 있는 연산업 축제가 성공하기 위한 방안을 연과 동음인 7개의(硏, 鳶, 戀, 緣, 姸, 聯, 練) 한자로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한국이나 외국의 유명 화가가 일로 회산 백련지를 배경으로 그린 백련 그림이 백년 후에 최고가 작품으로 팔릴 가능성을 상상해 보자. 이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예측이다. 가능성이 있다면 시도할 만한 일이 아니겠는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개최될 대한민국 연 산업 축제 기간에 연을 소재로 시와 수필, 소설 등 문학작품 공모전과 연과 관련된 다양한 장르의 음악행사, 그림전 등을 개최할 수 있다. 이는 모네의 작품과 같은 최고 가격의 작품이 아니더라도 일반 인이 향유할 수 있도록 연을 테마로 한 다양한 축제 행사를 기획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2008년에 개최된 대한민국 연 산업 축제는 기존의 축제 위주의 행사에 산업적인 부분을 가미하여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재탄생 했다. 지난 11년간 진행되었던 백련 축제를 대한민국 연산업 축제로 변경하여 처음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준비기간이 짧았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첫째,‘대한민국 연산업 축제’라는 명칭을 사용하여 무안군이 대한민국 연 산업의 중심지역이라는 선점 효과를 얻었다.

이 명칭은 무안이 결코 서남해안 작은 기초단체가아니라 대한민국 연 산업의 중심지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연꽃을 관람하는 문화행사를 넘어 연과 관련된 생산품에 대한 마케팅 행사를 접목시켜 지역 소득 증대로 연결시킨 모델이 됐다.

함평나비축제가 입장료 중심의 수입구조라면 연산업 축제는 연 상품을 국내외 판매하여 지역 농가와 제조업자 등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행시기간 동안만 해외 수출계약 51억, 국내 27억 등 80억 규모에 달했고, 이후 지속적인 마케팅이 이루어질 경우 100억원 이상 매출이 예상되고 있다.

셋째, 산업 축제의 전국화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전국에서 초청된 연과 관련된 상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연산업주제관에 부스를 설치하여 상품 전시회 가졌다. 전국에서 연 애호가들이 참여한 연 품평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였고, 국내 연 관련 상품과 세계 연상품을 비교하는 전시관을 설치하여 운영하여 관람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넷째, 연산업 축제의 세계화의 기반을 구축했다.

세계 최대 연 생산국인 중국 호북성 무한시에서 공무원이 참여하였고, 수출상담회에 초청된 베트남, 인도, 필리핀, 일본, 인도네시아, 말레이지아, 대만 등 11개 국가의 종합 무역상들도 참여했다. 인도관광청에서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여 다양한 체험거리를 제공했다. 해외 바이어들은 51억 규모의 수출 상담과 계약을 통해 무안 백련 상품의 세계 진출 기회를 제공하였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일이다.

백련클러스터 구축 사업과 밀접한 관계 속에 추진되고 있는 연산업 축제가 성공하기 위한 방안을 연과 동음인 7개의(硏, 鳶, 戀, 緣, 姸, 聯, 練) 한자로 제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연(蓮)을 연(硏)과 접목.

이는 첨단 과학기술 연구 중 생물산업(BT)와 접목해야 성공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신활력 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연 관련 과학기술적 연구(R&D) 성과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데이터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약품이나, 기능성 식품, 일반 식품으로 섭취했을 경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과학적 검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식품 안정성에 대한 객관적 검증과 함께 약리작용에 대한 객관적인 실험 결과는 연 관련 상품의 국내외 마케팅과 홍보에 활용되고 매출증가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둘째, 연(蓮)을 연(鳶)과 접목.

하늘을 나는 연은 무안국제공항과 바로 연결된다. 연으로 만든 식품을 비행기 기내식으로 납품하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독일에서는 방수효과가 있는 연잎을 항공기나 자동차 방수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연산업 축제 때 다양한 연 날리기 행사도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셋째, 연(蓮)을 연(戀)과 접목.

이번에 진행된 <백년가약> 결혼식과 같이 축제기간에 남녀 간의 사랑과 관계된 이벤트를 발굴하는 것도 좋다. 이번 행사 기간 연산업주제관에서 <인연보다 깊은 戀人의 차>가 무안 연잎을 원료로 상품화되어 시음 행사를 했는데 대박 예감이다.

넷째, 연(蓮)을 연(緣)과 접목.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 등 동아시아 유교적 전통을 갖고 있는 국민들이 중요시하는 가치관으로서 정(情)에 기반 한 인간관계 즉 학연, 혈연, 지연 등의 인연이 중시되고 있다. 특히 무안에 한중기업도시를 건설하는 중국인들은 인간관계(guanxi)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연상품 해외 마케팅 뿐만 아니라 중국 자본의 투자에도 활용 가능하다.

다섯째, 연(蓮)은 연(姸) 즉 아름다움과 부드러움과 연계.

세계 연 상품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고급 향수를 비롯해 고가의 화장품이 많이 거래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항비만 효과가 탁월한 기능성 식품과 간장기능 개선에 도움이 되는 의약품도 거래되고 있다. 성관계를 증진시키는 성 용품이 많이 검색되었는데, 이집트에서 생산되는 Blue Lotus를 100% 원료로 만든 <Blue Nile Lily>라는 상품이 대표적이다. 연 상품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고급향수를 비롯해 화장품과 의약품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여섯째, 연(蓮)을 연(聯)과 접목.

이는 국내외 연계망 즉 네트워크 구축과 관계된다. 대한민국 연산업 축제에 한국 내 모든 연 관련 축제와 산업을 네트워크 구축하여 상호 교류를 하는 것이다. 이번 행사에서 해외 바이어들을 초청한 것 같이 글로벌 수준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런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다 강화하고 실질적인 교류가 이루어지도록 후속적인 관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해외 현지에서 수출상담회와 상품전시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마케팅 전략이 절실하다. 보다 많은 세계의 연상품을 전시하고, 주요 국가의 연 축제도 초청하여 개최할 필요가 있다. 연 상품 최대생산국가인 중국관과 국화(國花)가 연인 인도, 베트남, 스리랑카 등의 국가관도 설치할 필요가 있다. 각 국가의 연과 관련된 음악, 그림, 문학작품들을 전시하고 공연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는 중장기적으로‘세계 연산업 박람회’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곱째, 연(蓮)을 연(練)과 접목.

재배농가와 상품 생산자, 관련 부처 공무원, 마케팅 전문가, 과학기술분야 연구자 등 백련과 관계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수시로 모여 학습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정보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 월 1-2회 개최되는 <백련포럼>과 같은 공론의 장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번 수출상담회에 참가한 글로벌 한상들은 행사기간 모임을 갖고 <글로벌한상백련포럼>을 결성하여 국가별로 순회하며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고 교류 활성화를 결의했는데 앞으로 협력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2007년부터 무안군 신활력사업인 <백련상품 해외마케팅> 분야에 참여하면서 학문적으로 다소 생소했던 이 분야에 많은 자료들을 접하면서 새로운 안목이 생겼다. 특히 이번 대한민국 연산업 축제에 전남대 글로벌한상지원사업단이 주관한 <세계 연상품 수집 전시 사업>과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행사를 통해 무안 백련산업의 무한한 발전가능성을 경험했다. 이번 행사와 같이 대학이 구축하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이 사업이 국민의 세금으로 추진하는 지역 특성화 사업이니 만큼 반드시 성공하여 농촌 경제에 활력을 불러 넣어 잘사는 무안이 되었으면 한다. 그 가능성은 중앙정부의 엄격한 평가에서 수 차례 최우수상을 수상하여 26억원의 상금을 받은 것에서 증명되었다고 할 수 있다. 중앙부처와 언론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 특성화 사업이 수익창출을 통해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지도자의 탁월한 leadership과 함께 지역민들의 적극적 지지(support)와 followship이 절실히 필요하다. 군민이 직접 선출한 단체장이 소신을 갖고 추진하는 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힘을 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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