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년제로 마을 안녕과 풍년 기원

당산은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이자 그 수호신이 기거하는 공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을사람들은 당산신을 신성하게 여겨왔고, 해마다 당산신에게 제사를 드리면서 마을과 마을사람들의 불안을 없애주고 풍요롭고 편안한 삶에 대한 소망을 기원했다.
이 같은 당산제가 아직도 농사를 짓는 시골마을 곳곳에서는 한해 동안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뜻에서 계승되어 오고 있다.

지난 14일 비가내리는 가운데 당산제를 지내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한복과 꽃깔모자를 차려입고 풍악을 울리며 어디론가 분주히 발걸음을 재촉하는 곳이 있었다.
무안군 현경면 양학리에 소재한 모촌마을(이장 박주석).
모촌마을은 400여년째 격년제로 2월 초하루에‘당산하네’와‘당산할매’에게 당산제를 지내고 있다.

이곳에서 당산제를 지내게 된 배경은, 모촌마을 옛 선조 중 힘센 장사 한사람이 산에 갔다가 지게에 큰돌을 얹어 가져오면서부터 라고 한다. 이 때부터 사람들은 그 돌에 뭔가 신격인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고, 마을의 안녕과 풍년 소원성취를 위해 매년 당산제를 지내게 되었다고 한다.

당산하네와 당산할매는 마을을 지켜주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의미하는 것으로, 석장승 형태로 입석2기로 되어있다.
이날 행해지는 줄다리기나 풍물 지신밝기 농악 등은 마을 구성원들의 소망에 대한 구체적인 행위인데, 이러한 행위들은 주민들간의 협동심과 공동체 의식을 고취시키는데도 한 몫 한다.
모촌 마을 당산제는 새끼로 꼬아올린 당산 옷 입이기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모촌마을은 당산제를 지내기 전 당산제 앞쪽에 위치한‘동쪽샘’에 가서도 물 정화기원을 위해 지신밝기와 간단한 음식을 올리기도 한다.

당산제를 지내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은 당산제 전날 모두 이 동쪽샘물로 정갈하게 몸을 씻는다고 한다.
모촌마을이 터를 잡기 시작한 것은 조선 초 1591년 절암공 무안박씨에 의해서다.

때문에 모촌마을 127세대 대부분이 박씨 자가일촌으로 전부 일가친척이어서 친목과 화합이 두드러진 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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