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남도정서 작품에 재구성

비구상 작품을 추구하면서도 어둡고 딱딱하지 않은 조형성을 지닌 작업으로 관심을 모아온 화가 유태환씨.


그의 작품은 서구의 제작기법과 사상을 담고 있는 유화와 캔버스라는 질료를 사용하면서도 그 물리적 표상으로 향하지 아니하고, 본질의 얼굴과 정이라는 가슴 뭉클한 정서의 원형으로 향한다는 데서 한국미술의 서정적 예술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는 작가의 내면세계를 표현한 추상적인 이미지와 자연에서 빌어온 화면구성을 통해 구상과 비구상의 조화로운 화면을 연출하면서 삶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을 끄집어내는 편안한 그림을 선보인다.


시골에서 태어나서인지 유독 우리의 토속적인 향수 어린 맛이나, 뚝배기의 된장국 맛 나는 풍경들이 좋다는 유태환. 때문에 유 화백의 그림을 보면 과연 그런 소재일 수밖에 없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이를테면 해질 무렵 들녘에서 일하는 아낙네들이나 귀가하는 농부, 멀리서 저녁밥 짓는 연기 등은 작가를 매료시키는 상황과 소재의 한 예가 될 것이다.


비구상작업만을 몇 년 동안 해오던 그가 갑자기 풍경화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좀더 인간적인 내면세계를 그림으로 표출해 내기 위해서 라고 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볼 때, 유태환의 그림은 먼저 대본이 정해져 있고 그에 따라 소재와 상황과 구성을 끌어들인다는 형식을 취한다. 그러므로 대상 자체에 따라서 그림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인 기준을 설정하고 그 기준에 적합하다고 판단 될 때 그림으로 옮긴다.


때문에 유태환은 오늘도 산 들 바다 등 단순한 풍경보다는 가마솥이나 초가집 등 우리 선조들의 발자취와 얼룩이 묻어 있는 풍경들을 찾아다니며 작품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유태환은“앞으로도 큰 꿈보다는 소박한 이웃들과 더불어 살며, 특이한 것보다는 우리의 것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기본으로 오랫동안 깊이 있는 작업을 하고싶다”고 말한다.
그는 3월 27일부터 4월 2일까지 서울 덕원갤러리와, 4월 4일부터 11일까지 목포MBC 전시실에서 ‘서남문화제 기금마련’과 ‘장애인 후원’을 위한 작품전을 갖는다.


▲약력=조선대·동대학원 졸, 11회 개인전, 제15회 현대미술대전 종합대상수상, 제27회 전남 미술대전 대상수상, 단체전 100여회, 현 한국미협·동행전회원으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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