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론확정 정치쟁점화 파문 확산

박광태 광주시장과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의 전남도청이전 예산삭감 합의에 대해 전남지역 의원들과 도민들의 비난이 거센 가운데 한나라당이 중앙당 차원에서 예산 삭감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전남도청 이전문제가 정치쟁점화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이환의 광주시지부장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갖고“한나라당은 내년도 정부 예산에 계상된 전남도청 이전과 관련된 예산을 전액 삭감한다는 원칙을 세웠다”면서“지난 6·13지방선거와 8·8재보선 당시 서청원 대표 등 당 지도부가 도청 이전사업의 백지화를 주장했고, 이회창 후보도 광주·전남선대위원회 발대식에서 대안 없는 도청이전사업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이 지부장은“한나라당이 광주지역에서 표를 얻기 위해 내놓을 카드가 현실적으로 그다지 많지 않다”면서“당 차원에서 전남도청이전 예산을 삭감하는 것이 표를 얻을 수 있는 확실한 방법중 하나”라고 밝혀 한나라당이 대선전략의 일환으로 내린 결정임을 내비췄다.

이에 앞서 지난 21일 서울에서 박 시장과 광주지역 의원들은 간담회를 갖고 현 도청사를 제1청사로 하고 무안지역에 건립되고 있는 신청사는 제2청사로 사용한다는 정부나 전남도의 확답이 없을 경우 신청사 건립에 필요한 내년도 예산 373억원을 전액 삭감키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민주당 천용택 전남도지부장은“시장과 광주지역 의원들의 분별없는 행동을 한나라당이 중앙당 차원에서 대선전략으로 이용할 것이란 우려가 현실적으로 나타났다”며“국책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을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세우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하는 일부 정치인들은 결국 역사의 준엄한 심판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고 비난했다.

취임 후 첫 시·군 순방에 나선 박태영 전남지사는 지난 22일 목포시에서 열린 도·시정 보고회에서 도청이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이를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남도 직장협의회를 비롯 의회 역시 즉각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윤석 의장은 “광주시장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상식 밖의 발상을 하고 있는데 제정신들인지 모르겠다”며“도에서 통합하자고 할 때는 극렬하게 반대하더니 도가 옮겨간다니까 무조건 반대하며, 예산삭감을 주장하는 것은 도민을 모독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무안군의회도 지난 25일 결의문을 채택하고, 강현규 의장은“도청이전 사업은 국책사업으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데 광주시장과 국회의원들이 이를 두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선거때만 되면 나타나는 치졸한 작태”라고 격분했다.

도청 홈페이지 자유발언대에서도 한 네티즌은‘장보고와 도청이전’이란 제목으로‘전남이 잘살면 광주는 망하는가, 힘을 합쳐도 힘겨운 일을 훼방 논다, 그렇게 해서 정치생명 연장하면 뭐하냐며, 통일신라 말기 장보고 대사가 왕성한 해상활동을 전개하던 중 염장이라는 사람에게 살해됐는데 염장의 출신지가 광주라는 것’을 사례로 들어 박 시장과 의원들을 질타했다.

무안읍 성동리에 사는 김모씨(52) 역시“20여년전 부산에서 창원으로 경남도청이 옮겨 가면서 부산이 도심공동화라는 유령에 빠져 도심기능이 죽어 버렸다고 생각 드는가. 아시안게임을 지방도시에서 개최할 만큼 큰 도시로 성장했고, 창원 역시 경남을 대표하는 중심도시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면서“정치권과 광주지역 기득권 세력에서 전남도청 이전에 발목을 잡고 나서는 것은 유치하기까지 한 발상이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004년 12월 완공 목표로 총공사비 2,151억원이 투입되는 전남도 신청사는 대지 7만평에 지하 2층, 지상 23층, 건축연면적 2만4천평 규모로 지난해 12월 착공, 현재까지 375억원을 투입, 공정률 10.5%를 보이고 있고, 지하 2층, 지상 7층 골조공사가 올 연말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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