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등 농어촌 청소년들 주축‘비전챔버오케스트라’
백련축제, 해외 교포 위문공연, 정기 연주회 수차례
운남제일교회 황승선 목사, 노은아 씨 부부 창단
오스트리아 모짜르테움 재학 황요한 군이 악장

“농촌에서 만든 오케스트라이지만 실력은 최고죠”

무안을 기반으로 두고 지난 1999년 창단한 비전챔버오케스트라.

단원이 모두 50명에 달하는 비전챔버는 전문 음악인들을 제외하고 무안읍, 망운, 운남, 일로 와 함평, 해남, 영암 등지에서 악기 연주에 재능과 실력을 갖춘 청소년들이 주축이 된 젊은 오케스트라이다.

창단 10년을 향해 가고 있는 비전챔버는 10여년 전 서울에서 운남제일교회로 부임한 황승선(46) 목사와 그의 아내인 음악인 노은아 씨의 귀농 목표이자 꿈이었다.

황승선 목사는“수도권과 도시로 편중돼 있는 문화 예술의 소외를 덜고 농어촌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바이올린을 전공한 아내가 단장을 맡아 오케스트라를 탄생시켰다”며“처음에는 무안의 청소년들을 가르쳐 클레식 연주로 즐거움을 주는 데 목적을 두었지만 이제 전남 지역과 전국의 음악인들로 구성된 실력있는 오케스트라로 발돋움해 음악을 통해 소외된 이웃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도 그럴 것이, 99년 무안노인복지센터에서 창단 연주회를 시작으로 초당대(2회)와 백련축제 공연으로 출발했던 비전챔버오케스트라의 연주는 지금까지 목포 문화예술회관 정기연주 11회를 비롯 광주, 서울 등 국내 콘서트까지 확대돼 착실히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년 전부터 필리핀 카돈시 초청 이멜다컨추럴센터 콘서트나 캄보디아 프놈펜, 지난해 독일, 오스트리아 공연 등 무안에서 출발해 세계를 향한 꿈을 펼치고 있다. 물론 각국에서 펼친 공연마다 이웃돕기 등의 의미도 담았다.

비전챔버오케스트라는 그동안 공연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을 지역 학교와 청소년들을 위한 소정의 장학금과 소년소녀 가장돕기, 장애복지시설 후원 등으로 쓰고 있다.

요즘도 비전챔버는 지역과 해외 공연을 앞두고 맹연습 중이다. 단원들이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다보니 일주일에 한차례 씩 만나 운남이나 그밖에 곳에서 화음을 맞추고 있다.

오는 7월 26일 무안연산업축제 공연이 끝나면 27일부터 8월 6일까지 뉴질랜드로 날아가 오클랜드시, 타우랑카시, 로트루아시 한인초청 콘서트가 계획돼 현지 교포들을 위문한다. 8월 16일에는 국군 위문콘서트, 9월 23일 목포문화예술회관공연 등 여느 시향 못지않는 빽빽한 스케줄이 잡혀 있다.

여기에 함께 연습은 못하지만 그 누구보다 바쁜 단원도 있다. 비전챔버에서 악장을 맡고 있는 15세 바이올리스트 황요한 군. 황 목사의 아들인 황 군은 현재 음악의 신동 모차르트의 고향인 오스트리아 모짜르테움 국립음대에서 장한나와 같은 세계적인 한국출신 연주자를 꿈꾸고 있다. 황 군은 학기가 끝난 7월 15일 귀국해 비전챔버와 일정을 함께 한다.

황 목사는“농어촌 무안에서 시작된 민간 오케스트라이지만 지역의 문화예술 확산과 국위를 선양하는 등 적잖은 기여를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클레식, 팝, 가요, 영화음악, CCM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담고 있는 비전챔버오케스트라가 더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조순 기자 raul9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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